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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가 70달러 근접에 경고등…“더 오르면 경제에 타격”
입력 2018-04-23 17:01
유가 상승하면 금리 인상 압박, 인플레이션 발생 위험…증시에도 악영향

▲작년 10월 29일 미국 유타주 아네스 근처에서 석유 시추작업이 진행 중이다. 아네스/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70달러(약 7만4830원)에 근접하면서 이대로 유가가 계속 상승할 경우 미국 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가 상승이 미국 경제 성장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휘발유와 기타 에너지 제품 가격이 높아지면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게 된다. 더 나아가 인플레이션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 가속화 압박을 받을 가능성도 커진다. 연준의 금리인상은 경제 성장을 둔화시키고 주식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문제는 주식시장이 이미 무역 갈등과 최근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타격을 받았다는 점이다. 제이슨 토마스 칼라일그룹 리서치 디렉터는 “유가가 골디락스 존(높지도 낮지도 않은 이상적인 상태)을 벗어나고 있다”며 “지금보다 배럴당 10~15달러 이상 상승하면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원유 가격이 상승한 가장 큰 원인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감산 유지다. 2014년 OPEC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원유 생산을 가속화하기로 했다가 2년 뒤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인 러시아와 손잡고 생산량을 줄여 과잉 공급분을 소진하기로 했다. 컬럼비아대학교의 안토인 할프 글로벌 에너지 정책 센터 수석 연구원은 “1년 전만 해도 ‘석유 풍요의 시대’라고 표현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저유가가 영원할 것이란 생각이 도전받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타면서 석유 수요가 꾸준히 증가한 것도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지목됐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석유 수요 증가율은 2010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았다. 도이체방크는 “올여름 소비자들은 2014년 이후로 가장 높은 휘발유 가격을 목격할 것”이라며 “이는 감세 정책을 통해 저소득층 가정이 받은 혜택을 무위로 만드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스콧 셰필드 파이오니어내추럴리소스 회장은 “고유가가 지속할 경우 대체 에너지로 흐름이 이동해 석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고유가가 미국 경제에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유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이 수요를 줄일 것이란 예상은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지난 9일 갤런당 2.75달러를 기록해 2008년의 4달러에 비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석유 생산국이 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고유가가 오히려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조지프 태니어스 베스머트러스트 선임 투자전략가는 “과거에는 미국이 수입 석유에 의존했지만, 현재 미국의 산유량이 늘어나 고유가로 인해 이점을 얻을 수 있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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