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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한마디에… 4년 잠자던 ‘삼성생명법’ 기지개
입력 2018-04-23 10:29
“금융사 소유 계열사 주식 팔아라” 삼성생명에 電子 지분정리 압박…국회 발의된 개정안 탄력

▲최종구 금융위원장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금융권 근본적 개혁이 필요한 분야”라고 한마디하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즉각 행동에나서면서 4년간 표류했던 ‘삼성생명법(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기지개를 켤 것으로 보인다. 최 금융위원장은 20일 “법 개정 이전이라도 금융회사가 단계적·자발적으로 개선 조치를 실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방안을 적극 강구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정 금융사를 거론하진 않았지만, 계열사 주식 매각 이슈의 중심인 삼성생명의 과도한 삼성전자 지분 보유에 제동을 걸겠단 얘기다.

이에 2014년 4월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주목받고 있다. 해당 법안은 보험회사가 총자산 대비 주식·채권 운용비율 기준을 ‘시가’로 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행법에서는 ‘취득가’를 기준으로 자산 운용비율을 산정하고 있으며, 보험사는 대주주나 자회사의 채권·주식을 총자산의 3% 이하 금액에서만 소유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삼성생명은 총자산의 3%(약 8조4600억 원, 2017년 말 기준)가 넘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지만, 취득가가 아닌 시가 기준으로 비율을 산정한 경우 삼성전자의 주식은 19조 원에 달한다. 현행 법이 삼성 특혜 논란을 산 이유다.

해당 개정안이 19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자 이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삼성생명법을 재발의했다. 이 의원이 새로 제출한 개정안은 한도 초과분 처분 기간을 5년에서 7년으로 2년 연장했다. 30조 원에 달하는 주식을 사들일 주체를 현실적으로 찾기 어려워 주식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을 반영했다.

법안에는 자산 운용비율을 초과한 보험회사가 법 시행 후 6개월 이내에 보유한 주식이나 채권 초과분의 20% 이상을 매년 처분하는 실행 계획을 세워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부칙도 마련됐다.

한편 최 금융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금융위가 그동안 국회에 공을 넘기던 태도를 보이다가 이제는 책임을 금융회사에 넘기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위는 삼성이 단계·자발적으로 개선 조치를 실행하기를 기대하기보다는 우선 먼저 보험업감독규정을 개정해 삼성전자가 금산분리를 실행하도록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8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을 삼성전자가 자사주로 사들이도록 하는 자본시장법(일명 ‘삼성퇴로법’)을 발의한 바 있다. 매수자를 마땅히 찾지 못할 때에 한해 자사주 취득을 허용하자는 제안이다. 박 의원은 “증권시장에 충격 없이 막대한 물량을 소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주주 입장에서도 받아들일 수 있어 최선의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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