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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對트럼프 무역전쟁 비밀무기는 ‘보복관세’ 아닌 ‘보이콧’
입력 2018-04-20 16:01
중국, 외교 문제가 불매운동으로 이어진 역사 있어…G2 긴밀한 관계에 행동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작년 7월 G20 정상회의가 열린 독일 함부르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만나 대화하고 있다. 함부르크/AP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마찰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보이콧’ 카드를 빼 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미국 제품 불매 운동은 그 어떤 조치보다 강력한 보복이 될 것이라고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지난 9일 홍콩 명보는 중국에서 미국산 제품을 대상으로 한 불매운동의 조짐이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아이폰을 버려라” 등의 글이 올라왔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무역 전쟁이 본격화하면 중국 정부가 수억 명의 소비자들을 무기로 불매운동을 벌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암시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영문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미국과 ‘인민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인민일보는 지난달 말 사설에서 “중국인의 애국심과 집단주의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미국의 자동차와 기타 원자재를 보이콧하자는 구호가 중국에 퍼져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윌리엄 자릿 주중 미 상공회의소 의장은 “불매운동은 중국이 가진 여러 무기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이 가진 정치적 힘을 고려하면 불매 운동은 꽤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그것이 매우 우려를 자아내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중국 대외경제무역대학교의 콴두신 세계무역기구(WTO) 연구소 학장은 “미국 제품에 대해 중국인이 불매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또 “일단 전쟁이 시작되면 중국 정부가 나서서 충분히 강력한 조치를 할 것이기 때문에 국민 개개인이 나서지 않아도 될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외교적 사안을 불매 운동으로 이어간 전력이 있다. 작년 3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대표적이다. 한국이 사드 배치를 결정하자 중국은 부지를 제공한 롯데에 대해 불매 운동을 벌였고 다른 한국산 제품과 서비스도 막대한 피해를 봤다. 현지 롯데마트는 매장 80여 곳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2012년에는 센카쿠 열도 국유화에 반발해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나섰다. 이에 일본의 자동차 업체가 중국 시장에서 수년간 타격을 받았다.

다만 양국의 경제가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므로 중국이 쉽게 불매 운동 카드를 빼 들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중국 허난성 저우커우에 있는 타이캉 지역은 양국 경제가 어떻게 상호 의존하는지를 증명한다. 이 지역에는 엑손모빌, 허니웰 같은 미국 대기업 공장들이 들어서 있다. ‘타이캉경제개발지구’로 묶인 이곳에는 현재 42개 미국 기업의 공장이 돌아간다. 지난 2월 발표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연간 생산되는 제품 가치는 47억 달러(약 5조172억 원)에 달한다. 이 지역의 경제 성장 속도는 중국 전체를 능가하며 1인당 소득은 상하이 지역보다 높다.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과 중국 정부가 맺은 다양한 프로젝트도 불매 운동을 쉽사리 단행하기 어려운 요인이다. 예컨대 IBM, 월마트 같은 미국 기업들은 중국 칭화대학교나 중국 제2의 전자상거래업체 JD닷컴과 협력하고 있다. 맥 보커스 전 중국 주재 미국대사는 “중국은 미국이 필요하고, 미국은 중국이 필요하다”며 “미국과 중국은 경제적으로 오랜 단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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