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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진의 루머속살] 경쟁(競爭)이 답이다
입력 2018-04-16 10:54
기업금융부 차장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고속성장을 이뤘다. 너무 빨리 달려온 탓일까. 모든 것이 단기간에 급변하다 보니,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특히 우리 사회는 경쟁에 지쳐 버린 나머지 언제부터인가 ‘헬조선(지옥 같은 한국 사회)’, ‘흙수저’ 등의 자조 섞인 패배의식을 드러내는 말이 일상화됐다.

경쟁에 지쳐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에 반대급부로 발 빠르게 그들을 위로하는 사람들도 등장했다. 공정한 사회, 경쟁 없는 행복하고 편안한 삶을 살 수 있게 해주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들은 경쟁에 밀려 좌절한 사람, 경쟁에 지친 사람들에게 “불공정한 경쟁 구조가 원인이고 일부 기득권층의 독식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한다. 얼핏 생각하면 그럴 듯한 논리 같지만, 경쟁이 없는 사회로 흐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경쟁은 기회를 뜻한다. 경쟁이 없는 사회는 기회도 없다. 다시 말해 기회가 열려 있지 않다면 경쟁도 이뤄지지 않는다.

영욕의 한국 근현대사에서 보듯, 경쟁이 복리를 증진하고, 더 나아가 많은 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을 최근 주식시장에서 볼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치열한 경쟁이 그 사례다. 셀트리온은 2002년 단 2명이 창업한 회사다. 우리나라가 모든 것이 불공정하다면 두 명이 창업한 회사가 16년 만에 국내 최대 재벌 삼성그룹의 전폭적인 투자로 만들어진 삼성바이로직스와 어떻게 1, 2위를 다투고 있겠는가.

두 회사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시가총액 37조 원대까지 성장했다. 1, 2위 기업의 시가총액이 37조 원대까지 치솟자 바이오 기업에 투자금이 물밀듯이 밀려들고 있다. 1조 원 이상의 제약ㆍ바이오 기업도 급증했다. 요즘 주식시장에서는 제약ㆍ바이오기업들 중 시총 1000억 원 이하 기업을 찾기 힘들 정도다.

작년 상반기만 해도 바이오 기업 중 어려움을 겪는 상장사들이 많았다. 신약 개발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데 자금 조달이 어려워 매물로 내놓은 바이오 기업들도 많았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이후 셀트리온과의 본격적인 경쟁이 두 기업의 실적과 주가 상승뿐 아니라 다른 바이오주까지 주가를 견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항암제 신약 개발을 하고 있는 기업들이 가장 많은 나라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치열한 경쟁이 다른 바이오 기업과 주주들에게 간접적인 혜택을 주고 있는 것이다. 삼성 같은 기업이 열 개 이상 있다면 삼성에 입사하고자 하는 취업 준비생들의 경쟁은 지금처럼 치열하지 않을 것이다. 삼성바이로직스는 국내가 아닌 나스닥 등 해외 주식시장에 상장하려고 했다. 만일 해외 시장에 상장했다면 지금과 같은 셀트리온과의 치열한 경쟁, 또 이로 인한 낙수효과가 과연 우리 주식시장에 있었을지 의문이다.

향후 바이오 산업이 거품으로 끝날지, 미래 성장산업으로 안착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경쟁이 성장을 낳고 성장이 더 큰 파이로 되돌아와 그 혜택을 본 사람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역대 최악의 실업난에 대외무역 여건 악화 등 경제가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바이오 산업에서 보듯 경쟁을 통한 성장이 지금의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다는 경제 원론적인 자세로 되돌아갈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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