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무역갈등 봉합 조짐에 시장 안도

입력 2018-04-11 07:58수정 2018-04-1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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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보아오포럼서 관세 인하·시장 개방 확대 약속…트럼프 “시 주석에 감사…큰 진전 이룰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보아오포럼 연설에 환영 의사를 밝혔다. 주요 2개국(G2, 미국·중국)의 무역 갈등이 봉합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시장은 안도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시 주석은 중국 하이난성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기조연설에서 중국 시장을 개방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는 “개혁개방이라는 중국의 제2차 혁명은 중국을 크게 바꿀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거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중국 개방의 문은 닫히지 않고 점점 크게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또 금융 시장을 개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자동차 제조에서 외국인의 출자 제한을 해제하겠다고 선언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무역 흑자를 추구하지 않고 진심으로 수입을 확대하고 경상수지 균형을 이루고 싶다”면서 “자동차뿐만 아니라 다른 품목의 관세도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지식재산권 보호도 약속했다. 다만 그는 언제, 어떻게 이러한 조치들이 이행될지에 대한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트위터로 “관세와 자동차 무역 장벽에 대해 언급한 시 주석에게 매우 감사를 전한다”며 “지식재산권과 기술 이전 문제에 대해 시 주석이 깨달았다는 점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또 “우리는 함께 큰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G2 무역 전쟁이 해빙 분위기를 보이자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이날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1.79% 상승한 2만4408.00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1.67% 오른 2656.87을, 나스닥지수는 2.07% 급등한 7094.30을 각각 기록했다.

이날 시 주석이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겠다고 밝히자 자동차 업체들의 주가가 상승했다. 포드는 전일 대비 1.8% 올랐고, 제너럴모터스(GM)는 3.3% 상승했다. 테슬라와 피아트크라이슬러(FCA)는 각각 5.2%, 2% 상승했다.

다만 FT는 시 주석의 발언에는 여전히 세부 사항이 부족하고, 이전에 했던 약속을 되풀이한 면이 있다며 비판했다. 코넬대학의 에스와 프라사드 교수는 “시 주석의 연설은 많은 세부 사항들에 궁금증을 낳았다”며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는 시진핑이 내놓은 개방안을 받아들일 것”이라며 “시 주석으로서는 중국 경제에 큰 변화 없이 트럼프가 무역 전쟁에서 이겼다고 생각하게끔 기회를 만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실질적인 문제를 두고 양측은 협상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며 “다만 트럼프가 무역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자족할 수 있게 된 지금, 양국의 긴장은 완화됐다”고 덧붙였다.

B.라일리FBR의 아트 호건 수석 애널리스트는 “시 회장은 연설은 유화적인 느낌을 줬다”며 “바로 시장이 원하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중국의 개혁 정책은 천천히 시행될 것이라는 점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워싱턴크로싱어드바이저스의 챠드 모건랜더 애널리스트는 “시 주석의 발언에 시장은 놀란 반응을 보였다”며 “시 주석은 무역 협상을 두고 분명하게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G2 간 무역 갈등은 앞으로 몇 달 동안 계속 논쟁거리가 될 것”이라며 “그러나 이날 시장에서는 아드레날린이 뿜어져 나왔다”고 평가했다. 모건랜더 애널리스트는 “연방수사국(FBI)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헨의 사무실을 급습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면도 있었지만, 투자자들은 FBI에 주목하기보다는 기업의 실적과 성장을 더 주목해야 할 것”이라며 “다만 트럼프의 러시아 스캔들은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인 만큼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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