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야부당(冶夫堂) 초우(草宇) 대종사

입력 2018-04-09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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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부당 초우 대종사가 26일 오전 경남 양산시 통도사에서 입적했다. 법랍 72세, 세수 86세.” 3월 27일 각 신문에 보도된 내용이다. 한국어로 쓴 기사이긴 한데 이 기사를 일반인들이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까? 야부당은 뭐고, 초우는 무엇이며, 대종사는 또 무슨 의미일까? 법랍은 무엇이며 세수는 또 뭘까?

한자를 통해 우리 조상들이 삶 속에서 가꿔온 우리의 문화에 대해 조금만 알면 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들인데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는 채 소식을 소식으로만 전하고 말을 말로써만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옛사람들은 거의 다 이름과 함께 호를 가졌다. 이름은 부모님이 지어주면서 그 이름 안에 ‘내 자식에 대한 부모의 바람’을 담았다면, 호는 본인의 의지나 바람을 담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이름이다.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선생의 경우, 正喜라는 이름은 아버지가 지어준 것이지만 秋史라는 호는 가을[秋] 날씨와 같은 냉철한 역사[史]와 문화의식을 갖고 살자는 의미에서 스스로 붙인 것이다.

스님들은 불문(佛門)에 든 후에는 속세와의 모든 인연을 끊는다는 의미에서 이름을 새로 짓는다. 그 이름을 불법(佛法)세계에서 사용하는 이름이라는 의미에서 ‘법명(法名)’이라고 한다. 대부분 스승께서 지어준다. ‘草宇’라고 쓰는 초우 대종사의 법명에는 아마도 넓은 우주에서 풀 한 포기와 같은 존재로 사는 게 바로 인간이라는 의미가 담겼을 것이다.

이 법명을 받은 초우 스님은 자신의 의지나 혹은 다른 스승의 가르침을 받아 또 하나의 이름으로써 호를 지었으니 그것이 바로 ‘冶夫堂’이라는 법호(法號)이다. ‘도야할 야(冶)’, ‘사나이 부(夫)’, ‘늘 도야를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은 호로 생각된다. 스승의 가르침에 따라 자신을 한 포기 풀과 같은 존재로 여기고 살면서도 도야를 게을리하지 않은 冶夫堂 草宇 스님께서 이 세상을 떠나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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