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환율' 진실게임…미국 "함께 타결" vs 한국 "별개 협상"

입력 2018-03-2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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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미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과 환율 문제를 사실상 '패키지'로 함께 협상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한ㆍ미FTA 협상 결과와 환율 협의를 하나의 성과로 발표했기 때문인데 정부는 두 사안은 전혀 별개로 같은 테이블에서 논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런 논란이 발생한 원인으로 다양한 현안을 하나의 큰 '정부 대 정부' 협상으로 보는 미국과 개별 부처 차원에서 대응하는 우리나라의 협상 접근법의 차이를 지적하고 있다.

한ㆍ미 FTA 협상을 담당한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28일(현지시간) '미국의 새 무역정책과 국가 안보를 위한 한국 정부와의 협상 성과'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4가지 성과 중 하나가 '환율 합의'(Currency Agreement)라고 밝혔다.

USTR은 "무역과 투자의 공평한 경쟁의 장을 촉진하기 위해, 경쟁적 평가절하와 환율조작을 금지하는 확고한 조항에 대한 합의(양해각서)가 마무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USTR은 "조항에는 투명성과 책임성을 다하기 위해 전념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된다"며 "미 재무부가 한국의 기획재정부와 환율에 대한 논의를 이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도 미국 CNBC 방송의 대담프로그램에서 철강 관세와 외환, 한미FTA에 대해 "이 세 분야에서의 합의는 독립적이지만 한미 통상관계를 정의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며 "세 분야의 협상이 함께 타결된 것은 역사적이고, 우리는 그 결과를 매우 자랑스러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발표에 대해 우리 정부는 한ㆍ미 FTA와 환율은 별도의 협상이라는 입장이다.

한ㆍ미 FTA는 산업통상자원부가 USTR과 협상했고, 환율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으며 환율은 기획재정부와 미 재무부 간의 협상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한ㆍ미 FTA와 환율 협의가 관계있는 것처럼 포장했다고 보고 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29일 청와대 온라인 방송에서 26일 한ㆍ미 FTA 협상 결과 발표 때 환율 협의를 언급하지 않았다는 지적과 관련해 "브리핑에서 환율 이슈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서로 별개의 사안이라 언급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미국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국 내 정치적으로 극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한미FTA, 철강 관세, 환율을 묶어서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측에서도 환율이 별개의 사안이라는 것을 명확히 언급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도 이날 브리핑을 열어 "한ㆍ미 FTA 협상과 환율 협의는 전혀 별개"라며 "미국 정부에 한ㆍ미 FTA 결과 발표 과정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킨 데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입장 차이가 정부 간 협상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접근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본다.

미국은 한ㆍ미 FTA와 철강 관세, 환율 문제 등 다양한 통상 현안과 심지어 방위비 분담까지 하나의 큰 협상으로 접근하지만, 우리는 산업부가 FTA, 기재부가 환율, 외교부는 방위비 분담 등 부처별 협상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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