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바이오 쟁탈전’… 포스코·OCI도 출사표

입력 2018-03-2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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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경력직 채용 움직임 ‘新성장동력 의지’ 표면화… OCI도 주총서 신사업 계획… 앞서 SK 등 신약 개발 속도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 전반의 투자심리 위축에도 대기업들의 바이오 사랑은 현재진행형이다. 철강·화학 등 성장 한계에 직면한 제조 대기업들은 올해 주총을 맞아 바이오 분야를 신수종 사업으로 삼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내놓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바이오 전문 경력직 채용에 나서며 바이오를 신성장동력으로 발굴하겠다는 의지를 표면화했다. 포스코 측은 바이오소재·의료기기·신약·유전체·뇌과학 분야에서 신사업 기획·연구 3년 이상의 경력자를 대상으로 채용 공고를 내 서류 전형 절차를 마감했으며 다음 달 중 선발을 마칠 예정이다. 채용된 전문가가 담당하게 될 업무는 바이오 신규 사업 발굴, 기술 및 사업 타당성 검토 등이다. 포스코가 이 분야 전문가를 채용하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채용에 대해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에서 추진해온 각종 바이오 관련 연구·기술을 평가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향후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바이오 분야 진출을 가시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최근 포스코의 주력사업인 철강에 대한 미국의 통상 압력이 높아진 데 따른 행보로도 풀이한다.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 관세 부과 소식에 영향을 받은 포스코 주가가 하락하면서 삼성그룹 계열 바이오그룹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포스코를 제치고 시가총액 5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국내 대표 태양광 기업으로 화학 업종에 속해 있는 OCI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제약·바이오 분야를 검토하고 있다. 국내 태양광 업계가 중국 기업들의 증설 경쟁과 설치 수요의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는 만큼 바이오 분야로 눈을 돌려 수익성을 높여 보겠다는 의도다.

이우현 OCI 사장은 21일 정기주주총회 후 현재 고려 중인 구체적 신사업 분야와 관련해 “최근 시대적 흐름에 맞춰 제약·바이오 쪽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며 “OCI가 영위하고 있는 제조업의 강점을 신사업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OCI 측은 아직 구체화 단계는 아니지만 바이오 관련 업체와의 업무협약 또는 조인트벤처(JV) 설립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바이오 분야에 진출한 선발 대기업들도 신약 개발 등의 성과를 발판으로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26일 열린 SK㈜의 주총에서는 올해가 SK바이오팜의 본격적 수익 창출 시기로 판단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SK바이오팜은 독자 개발 중인 뇌전증 치료제 신약에 대해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 FDA) 신약 허가 신청을 앞두고 있으며 수면장애 신약은 내년 시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6~10일 미국 정형외과학회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무릎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한국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통해 2년간의 장기 투여 시에도 통증 완화와 관절 기능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이 회사 측은 지난해 말 인보사에 대한 기술 수출 계약 취소 악재를 딛고 추가 임상과 연구개발(R&D)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바이오 분야 진출을 선언하는 것은 바이오가 미래 성장동력임이 분명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대기업은 막강한 자본력 등이 강점인 만큼 의지만 충분하다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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