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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현의 경제 왈가왈부] 외환시장, 고래(G2)싸움에 새우등(한국) 터질라
입력 2018-03-27 08:10   수정 2018-03-27 10:30

외환시장이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질 판이다. 미·중간 무역분쟁이 가속화하면서 원화 값이 폭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물환율보다는 선물환과 관련된 외환(FX)스와프포인트나 통화스와프(CRS)금리가 급락중이다. 그만큼 현재보다는 미래가 더 불안할 것으로 본 셈이다. 이에 따라 이자율스와프(IRS)와 CRS 금리차를 의미하는 스와프베이시스 역전폭도 확대일로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내외 전문가나 외환당국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당장 외환위기 등을 촉발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혹시 있을지 모를 위협(테일리스크)을 간과해서는 안될 때라는 판단이다.

]◇ FX스와프포인트·CRS금리 폭락, 위기전조? = 23일 현재 FX스와프포인트 6개월물은 마이너스(-)9원10전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7월29일 기록한 -10원 이후 8년8개월만에 최저치다. 1개월물(-2원70전)과 3개월물(-4원80전), 12개월물(-15원50전) 등 여타 구간 FX스와프포인트도 8년8~9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CRS 1년물 금리도 1.090%를 기록하며 북한 핵 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10월16일(1.090%) 이후 5개월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2년물 금리 역시 1.295%로 작년 10월20일(1.295%) 이래 가장 낮았다.

원화금리인 IRS금리는 횡보하는 와중에 CRS금리는 급락하면서 양 금리간 차이인 스와프베이시스 역전폭도 확대됐다. 1년물 구간 스와프베이시스는 -73.0bp(1bp=0.01%포인트)로 지난해 2월20일(-74.0bp) 이후 1년1개월만에 가장 큰 역전폭(와이든)을 기록했다.

우려할 점은 이같은 흐름이 위기시 때마다 나타났던 현상이라는 것이다. FX스와프포인트나 CRS금리는 외화자금시장에서 원화와 달러화를 교환한다는 점에서 유사한 메커니즘을 갖는다. 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 FX스와프포인트와 CRS금리가 하락하고, 반대로 원화 수요가 늘면 상승한다. 결국 현재 외화자금시장에서 극심한 달러 부족현상을 빚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이같은 현상에 대해 외환당국과 대부분의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국내기관의 해외투자 증가와 일시적 요인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우선 1월 현재 71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한데다 내국인은 2015년 8월 이후 29개월째 해외 주식과 채권을 사들이는 중이다. 또 저금리로 인해 보험사와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해외투자가 늘고 있다. 기관투자가의 외화증권투자 잔액도 작년 4분기(10~12월)말 현재 2413억8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해외투자를 위해 외화자금시장에서 달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 분기말과 은행 결산이 겹친데다 최근 외국계 펀드의 분기말 채권투자 청산으로 달러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렸다는 관측이다. 실제 글로벌투자자인 템플턴 펀드로 추정되는 자금이 작년 6월말부터 매분기말 청산과 분기초 재투자를 계속하고 있는 중이다. 장외채권시장에 따르면 15일과 16일, 20일과 21일 나흘에 걸쳐 외국인은 국고채와 통화안정증권(통안채)을 중심으로 2조72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특히 1분기말에는 은행 결산이 겹친다. 은행은 대차대조표(BS) 관리를 위해 월말이나 분기말 자금공급을 줄이는 경향이 있다. 또 원화채권에 투자했던 글로벌 펀드가 채권을 매도하고 해외로 송금하면서 투자시 환헤지를 풀었다. 이 또한 외화자금 수요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심상치 않은 조짐으로 받아드리고 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FX스와프포인트 급락의 원인을 △한미간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 차이 △달러 약세 전망에 따른 달러 포지션 헤지 수요 증대 △미국 세법개정안에 따른 유로달러 시장에서의 달러공급 축소 △코리안페이퍼(KP물)발행 금지 조치 △작년 북핵 위기로 올해 외은지점의 달러공급 한도 축소 △외환당국의 외환시장 개입규모 공개 검토 등 여섯 가지로 들며 “원래 1분기에 해외투자 헤지포지션 롤오버(Roll-Over)가 몰리는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FX스와프포인트 급락은 외환당국의 외환시장 개입규모 공개 검토 영향이 크다”며 “이는 시장참여자로 하여금 앞으로 선물환 매수 공급이 뚝 끊길 것이라는 우려감을 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통상압박과 환율 조작국 지정 위협이 강화되면 이런 흐름이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며 “현재와 같이 내외 금리차 역전이 지속되고 달러 약세 전망이 우세해 헤지 후 해외투자가 늘고 있는 상황은 외환위기가 잉태되기에 최적의 환경”이라고 우려했다.

◇ 미·중 무역분쟁을 보는 시각, 외국은 심각vs국내는 일시적 = 미·중 통상압력에 대한 시각차도 지금의 현상에 대한 해석차를 낳고 있다. 우선 외국계 전문가들은 우려 섞인 목소리가 많다.

실제 최근 국제금융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고조되는 무역분쟁 리스크에 각국 외환시장의 방향성 차별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무역분쟁이 발생하면 특히 한국 원화와 대만 달러화, 호주 달러화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수출국 통화 리스크가 가장 높다고 예측했다.

실제 무역분쟁은 과거 외환시장을 뒤흔든 사례가 많다. 그만큼 외환시장이 무역분쟁에 취약한 셈이다. 2016년 5월 당시 미국 버락 오바마 정부가 중국 강판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려고 결정한 시점에 미국 달러화 지수는 1개월간 2% 정도 하락했고, 위안화에 대해서도 2% 상승했다. 2002년 3월 당시 미국 조지 부시 대통령이 유럽연합(EU) 철강제품에 수입제한을 발동하면서 달러화 가치는 3개월간 6% 하락했다.

반면 국내 전문가들은 신중론 속에서도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홍춘욱 키움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대공황인 1930년대와 같이 무역전쟁이 끝없이 확대되며 세계 교역 붕괴로 연결될 우려는 과도한 판단”이라며 “항공기와 승용차 등 미국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으면서 대체재가 존재하는 상품에 대해 중국이 보복할 경우 미국의 피해가 더 커질 것이다. 이에 양국은 서로의 명분을 세우는 선에서 타협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미·중간 무역전쟁 공포가 확산될 때마다 위험자산 비중을 늘려가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행정부와 부시 행정부는 감세를 포함한 재정확대 정책과 러스트벨트 등 자국 제조업 보호를 위한 보호무역주의 정책 강화라는 공통점이 있다. 관세폭탄 실시 시기 역시 미 의회 중간선거 실시 연도라는 점에서 2002년 데자뷰를 연상케 한다”면서도 “무역전쟁 확산이 미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을 감안하면 확산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트럼프 정부는 2017년에 3752억 달러 규모인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1000억 달러 수준으로 줄어들 때까지 관세 인상을 포함한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의지를 분명히 했다”며 “이를 통한 미국 우선주의 공약 실현이라는 정치적 명제가 우선시되는 정책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용어설명>

◇FX스와프 = FX스와프 거래란 거래당사자들이 현재의 계약환율에 따라 서로 다른 통화를 교환하고 일정기간 후 최초 계약시점에서 정한 선물환율에 따라 원금을 재교환하는 거래를 말한다. 즉, 현물환과 선물환, 만기가 다른 선물환과 선물환, 현물환과 현물환을 서로 반대방향으로 동시에 매매하는 거래다. FX스와프 거래동기를 보면 자금조달이나 환리스크 관리, 금리차익 획득 및 금리변동을 이용한 투기적 거래 등 목적으로 나눠볼 수 있다.

◇통화스와프(CRS) = FX스와프와 마찬가지로 거래당사자간 서로 다른 통화를 교환하고 일정기간 후 원금을 재교환하기로 약정하는 거래를 말한다. 자금대차거래라는 점에서 FX스와프와 비슷하나 이자지급 방법과 스와프 기간에 차이가 있다.

FX스와프는 주로 1년 이하의 단기자금 조달 및 환리스크 헤지 수단으로 이용되는 반면, 통화스와프는 주로 1년 이상의 중장기 환리스크 및 금리리스크 헤지 수단으로 이용된다. 이자지급방법에 있어서도 외환스와프는 스와프기간 중 해당통화에 대해 이자를 교환하지 않고 만기시점에 양 통화간 금리차를 반영한 환율(계약시점의 선물환율)로 원금을 재교환하나 통화스와프는 계약기간 중 이자(매 6개월 또는 매 3개월)를 교환하고 만기시점에 처음 원금을 교환했을 때 적용했던 환율로 다시 원금을 교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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