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중앙은행, 연준과 다른 길 걷나…무역전쟁이 새 변수

입력 2018-03-2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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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일본 등 연준 정책에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을 전망…무역전쟁 염두에 두고 금리 동결할 수도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 워싱턴D.C./AP연합뉴스
아시아 주요 중앙은행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자신들의 통화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이전에 아시아 각국은 미국의 긴축 사이클에 발맞춘 행보를 보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수준이 목표치에 미치지 못해 연준이 예상을 벗어날 정도로 빠르게 금리를 올리지는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또 아시아 국가들의 외화 보유액도 견실하기 때문에 신속하게 미국의 움직임을 따를 필요성이 낮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보호무역 조치를 단행하면서 무역전쟁 위험이 커진 것도 중요 요인이다. 무역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각국은 금리 동반 인상을 보류할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나라는 중국, 일본과 호주다. 다만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올해 기준 금리를 인상할 전망이며 인도는 아시아 중앙은행 중 거의 유일하게 매파적인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민은행은 벤치마크인 대출 금리 인상을 자제할 전망이다. 다만 부채 감축 등을 이용해 긴축 효과를 낼 수는 있다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코메르츠뱅크AG의 주 하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금리를 올릴 이유가 없다”며 “이미 상당히 금리가 높은 편이고 올해 경제가 과열되거나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질 징후는 없다”고 설명했다.

일본도 전례 없는 경기 부양책을 폈지만, 긴축 전환에는 후발 국가에 속한다. 올해 엔화가 주요 통화 중 강세를 보이면서 인플레이션 회복도 어렵게 됐다. 이 때문에 긴축을 서두를 이유가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다음 달 연임을 시작해 임기 5년 차에 접어든다. 그는 정책 정상화의 길은 멀었다는 점을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다.

호주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연준의 움직임에 예민하게 반응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올해 호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75%를 웃돌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금리 인상의 충분한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 이번 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호주는 “올해 금리 인상에 변화가 없고 내년 상반기에 0.25%포인트 오를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인도는 수개월 내에 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루피화는 올해 주요 통화 중 약세를 보이면서 인플레이션 압박을 고조시켰다. 라보뱅크인터내셔널의 휴고 에르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예상보다 금리를 빠르게 올리면 인도중앙은행은 포트폴리오 흐름에 주목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국은 작년 11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인상한 뒤 이번 연준의 금리 인상에는 크게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예상했다. 다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 목표치가 2%에 근접하고 경제가 계속 확장하면 한은이 정책을 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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