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푸틴 4선 확실시…경제 아킬레스건은 서구의 제재

입력 2018-03-1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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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푸틴, 경제 정책보다는 외교에 초점 맞출 듯”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스크바/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대통령 선거가 18일(현지시간) 시작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4선이 확실시되면서 러시아 경제의 성장 전망과 과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푸틴 현 대통령의 당선은 기정사실로 되는 분위기다. 이날 오전 8시 시작된 투표는 오후 8시에 끝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을 제외한 대선 후보는 7명이지만 실질적으로 푸틴을 위협할 후보는 없는 상황이다. 사전 여론조사에서 푸틴의 지지율은 80%에 가까웠으며 나머지 후보의 지지율은 5% 안팎에 그쳤다. 연임이 확정되면 푸틴은 2024년까지 대통령직을 맡는다.

CNBC에 따르면 JP모건과 UBS는 러시아의 부패 문제와 저성장, 서구의 제재 등 여러 요인에도 러시아의 단기 전망이 밝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통계국은 작년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은 2016년 1.5% 증가해 3년 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고 발표했다. USB는 러시아의 GDP가 향후 2년간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의 다이아나 아모아 채권 매니저는 “실질 임금이 상승하면서 소비자 지출도 탄탄하게 유지될 것을 기대한다”며 “러시아의 경제 성장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푸틴 행정부가 재정 지출에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이며 거시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정책의 연속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루블화 가치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며 유가도 안정된 상태를 보일 것이라고. 점쳤다.

푸틴 대통령은 이달 초 연설에서 국내 경제에 초점을 맞출 것이며 향후 6년 뒤 빈곤율을 현재의 절반으로 낮추겠다고 천명했다. 동시에 러시아를 세계 5대 경제국으로 올라서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푸틴 대통령은 “복잡한 문제이겠지만 우리는 그것을 달성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다만 서구의 지속적인 경제 제재가 러시아의 성장을 발목 잡는 요인으로 꼽힌다. 베리스크마프레트로프트의 아라 맥도웰 애널리스트는 “모스크바 지역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지난 3년간 실질 임금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이 점점 더 악화하고 있다”며 “향후 3년간 러시아의 성장 전망은 평평한 수준일 것”이라고 점쳤다. 그는 “푸틴 대통령은 체제 유지를 위해 개혁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권자들은 푸틴 대통령이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생활고 개선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실제적인 야당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4선임이 확실해지면서 푸틴 대통령이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할 유인은 없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경제 컨설팅 업체인 마크로어드바이저리의 크리스 웨퍼 수석 애널리스트는 “러시아 유권자들은 자신의 생활고가 심해질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그들은 정부에게 무언가 조처를 하라고 요구하지만 정작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정부의 장관들도 푸틴 대통령이 경제 정책보다는 전통적으로 국민의 지지를 받는 데 주요했던 외교 정책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했다.

마크로어드바이저리파트너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가 향후 수년 내에 성취해야 하는 과제로 사회적, 경제적인 균형을 이루는 것을 꼽았다. 푸틴 대통령도 최근 연설에서 정치적 자유화를 이루어갈 것을 암시했다. 그러나 최근 몇 개월 동안 야당의 시위와 반정부 시위에서 수 백 명이 억류되고 체포된 것을 고려할 때 관계자들은 푸틴의 공언이 실현되는 것은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최근 영국 정부가 러시아 출신 이중스파이에 대한 암살 시도 사건과 관련해 제재를 단행한 것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영국은 최근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하기로 했고, 러시아와 고위급 인사들의 자산 동결 조치도 발표했다. 메이 총리 “영국인의 생명이나 재산을 위협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증거가 나타나면 러시아의 국가 자산을 동결할 것”이라고 엄포했다. 그러자 17일 러시아도 영국 대사관 직원 23명을 외교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해 추방한다고 응수했다. 향후 영국은 대러 제재와 관련해 유럽연합(EU)과 미국에 협조를 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푸틴은 지난 2000년 제3대 대통령으로 당선돼 2004년 재선에 성공했다. 그 뒤 2008년 3연인 제한 규정 탓에 총리로 물러나 있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 때 총리로 재직하면서 임기를 6년으로 늘리는 개헌에 성공했고, 푸틴은 2012년 임기 6년의 대통령으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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