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AI 기술 위해 실리콘밸리와 손 잡을까

입력 2018-03-1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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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T 기업, 국방부에 AI 기술 지원 놓고 딜레마 겪을 전망

▲하늘에서 바라본 미 국방부. 워싱턴D.C./AP연합뉴스
미국 국방부가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실리콘밸리 기업들과의 협력 가능성도 커졌다. 이에 대한 적절성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중국은 2030년까지 AI 분야에서 세계 최강국으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천명했다. AI 연간 산업 규모를 1조 위안(약 161조 원)까지 키우고, 국방 분야에서도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중국이 노골적으로 AI 개발에 관심을 표명한 가운데 미국은 군사 분야에서 AI를 탑재한 무기 개발에 압박을 받고 있다. 국방부 자문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는 알파벳의 에릭 슈미트 최고경영자(CEO)는 작년에 “5년 후 미국과 중국의 AI 수준은 비슷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거 미 국방부는 초기 실리콘밸리 기업들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었다. 대표적인 인물이 휴렛팩커드(HP)의 공동 설립자 데이비드 패커드다. 패커드는 1969~1971년 리처드 닉슨 행정부에서 국무부 차관으로 일했다.

그러나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 미국 국가안전보장국(NSA) 전 직원이 NSA가 무차별적으로 개인 정보를 수집했다는 사실을 폭로한 뒤 IT 기업과 미 안보 조직 간의 협력은 소원해졌다. 스노든은 NSA의 전방위적인 도청과 일반인 사찰 의혹을 고발했다. 국제 사회에 일으킨 반향은 컸다. 이를 계기로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국가의 안보 조직과 함께 일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워싱턴 기반 군사 싱크탱크인 뉴아메리칸시큐리티센터는 이날 ‘미 국방부가 IT 대기업들과 어떻게 협력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연구하는 태스크포스를 창설한다고 발표했다. 이 태스크포스는 정부 관계자, 학자, 기업 대표 등 18명으로 구성됐다. 특히 실리콘밸리에서 AI 기술을 선도하는 ‘파트너십온AI’의 테라 라이온스 대표가 포함돼 눈길을 끈다.

뉴아메리칸시큐리티센터의 그레고리 알렌 애널리스트는 “스노든 이후 IT 기업들이 미국의 안보 기구와 함께 일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며 “IT 기업은 매우 신중한 태도를 견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최고의 AI 기업을 갖고 있다 한들, 이 기업이 국가 안보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지는 분명치 않다”고 지적했다.

최근 구글이 국방부에 AI 기술을 제공해 논란을 일으킨 사례는 앞으로 실리콘밸리 기업이 겪을 곤경을 암시한다. 미 국방부는 2017년 7월부터 AI와 머신러닝을 이용해 드론으로 찍은 영상을 상세하게 분석하는 ‘프로젝트 메이븐’이라고 불리는 작업을 진행했다. 여기에 구글이 기술을 지원했다는 점이 전해진 것이다. 보도가 나가자 구글 대변인은 “비공격적인 이용 만을 위해 기술 지원을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구글 직원들도 자사가 국방부의 프로젝트에 직접적인 기술 지원을 했다는 사실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구글이 지난 2014년 영국의 AI 기업 딥마인드를 인수할 당시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CEO는 “AI가 군사적인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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