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원천 흙의 경제학 下] 국내 토양 405종…세계 알린 ‘독도통’

입력 2018-03-16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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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생성적 요소 따라 분류…2009년 명명한 ‘독도통’ 우리 영토 선언 학술적 자료로

흙이라고 다 같은 흙이 아니다. 저마다 특색에 따라 각각의 종류로 분류된다.

50년간에 걸친 토양조사 결과,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토양은 405종으로 밝혀졌다. 특히 2009년 독도 토양 특성을 조사해 ‘독도통’으로 명명함으로써, 동남아시아 토양연합 국제학술대회에서 독도에 대한 주권국가임을 학술적으로 선언하기도 했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토양 분류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단위는 ‘토양통’이라고 한다. 모재, 퇴적 양식 등 지질적 요소와 생성 경로, 토층 발달 등 생성적 요소가 유사한 것을 하나의 토양통으로 취급한다.

우리나라에서 1964년 토양조사 이래 지금까지 밝혀진 토양통은 405개가 존재한다. 2000년까지 390개 토양이었으나 이후 토양조사 사업을 실시하면서 새로 15개 토양이 추가됐다.

기존 토양과 다른 새로운 토양이 발견되면, 명칭은 그 토양이 제일 먼저 발견된 지역의 지명, 산이나 강의 이름 등을 따서 붙이게 된다. 앞으로도 새로운 종류의 토양이 추가될 예정이다.

한국의 토양통 설정비율은 4개/1000㎢로 미국 2개/1000㎢ 보다 높게 나타난다. 이는 좁은 면적 내에 토양 모암이 원생대부터 신생대까지 다양하고 지형이 복잡하게 분포하는 데 기인한다.

한국은 국토면적 10만340㎢에서 405개(2017년 기준) 토양통이 존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은 국토면적 983만3517㎢에서 토양통 1만9000개 이상(1999년 기준)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는 1999년까지 내륙지역의 토양조사를 완료하고, 2000년 이후에는 민간인 출입금지 지역이나 도서벽지의 작은 섬까지 토양조사 사업에 착수했다. 그 일환으로 2009년 8월 23일부터 29일까지 토양조사를 실시해 독도통을 발굴했다.

토양조사 결과 독도 토양의 모암은 조면암질안산암이며, 토양은 유효토심이 10~20㎝로 얕은 사양질 토양으로 나타났다. 토양 생성 과정의 모암, 토성, 지형 등을 고려해 분류명칭을 독도통(Dokdo Series)으로 확정했다.

분포 면적은 독도 전체의 16.7%인 10.47㏊ 규모이고, 나머지 83.3%는 바위인 암반으로 구성됐다. 울릉도에는 808.6㏊ 규모로 분포한다.

독도통은 학술적 분류 및 국토관리 측면의 중요성을 대내외에 선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중요자료로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독도 토양조사 결과물로 나온 ‘독도통’이란 명칭 부여는 독도가 우리의 영토임을 선언하는 학술적 자료가 됐다.

농업의 근간인 흙은 공업과는 달리 식량안보·고용유지·환경보전·지역균형개발과 같은 특수성이 내포돼 있다. 토양조사와 함께 최근 세계적으로 부각되는 흙의 공익적 가치 판단은 이 같은 흙의 특수성을 농산물 무역협상에서 감안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998년 농업의 다원적 기능과 중요성을 인정하고 이를 회원국들이 확보해야 할 공동목표로 선언한 바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의 경우 교역이 가능한 재화를 직접 생산하지 않지만 인간에게 두루 이로운 ‘비교역적 기능’(Non-Trade Concerns)이 있다고 표현하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는 ‘농업의 역할(Role of agrictiJture)’ △미국에서는 ‘환경서비스(Environmental service)’ △한국에서는 ‘농업의 공익기능(Agricultural beneficial functions)’ 등 다양한 용어로 사용돼 왔다.

농업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연구내용은 유사하지만, 특히 FAO에서 분야를 더욱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기능들로 구분해 진행하고 있다.

FAO는 흙의 공익적 가치와 관련해 △식량안보 기능으로 국내 식량 공급, 국가 전략적 요청, 식량 자립 △사회문화적 기능으로 농촌 공동체 활력, 피난처 제공, 전통문화 계승, 경관 제공 △경제적 기능으로 균형발전과 성장, 경제위기 완화 △환경보전 기능으로 홍수 방지, 토양 보전, 생물 다양성, 물이용 등을 연구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흙의 환경오염 방지 기능에 주목해 대기 정화, 기후 순화, 토양유실 저감, 수질 정화, 자원 순환, 온실가스 발생 저감 등을 중점적으로 연구 중이다. 지진이 잦은 섬나라인 일본의 경우 식량 안보, 국토 보전(토양침식 방지), 생물다양성 보전, 농촌 경관의 창조, 전통문화의 유지, 휴양처 제공 등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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