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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집값 올리겠다고?
입력 2018-03-15 06:00   수정 2018-03-15 12:16
정부는 옥죄는데 서울시는 규제 완화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한 쪽에서는 주택시장을 규제하고 다른 쪽에서는 집값을 올리는 모양새다. 정부와 서울시 얘기다.

정부는 급등하는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여러 규제책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아파트 값을 부추기는 주범으로 꼽히는 재건축의 안전진단 규정을 강화했다. 그래서인지 각종 처방에도 꿈쩍 않던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요즘 진정되는 모습이다.

물론 매매가 오름 폭이 좀 낮아졌다는 소리지 하락세가 뚜렷하다는 것은 아니다. 시장 관리에 구멍이 생기면 다시 치고 올라갈 수도 있는 형국이다.

이런 판에 서울시는 최근 균형개발 명목으로 토지 용도를 대폭 완화하는 도시 관리 계획을 발표했다. 주거지역을 준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으로, 준주거지역을 상업지로 바꿔주겠다는 내용이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강북의 주요 지역을 대상으로 대규모 종 상향 조치를 단행하겠다는 것이다. 종 상향이 이뤄지면 용적률이 높아져 그만큼 건물을 크게 지을 수 있다. 3종 일반주거지역 250%, 준주거지역 400%인 용적률이 상업지역으로 변경되면 최대 800%까지 높아진다. 상업지로 바뀌면 건축 연면적이 2~4배로 늘어난다는 말이다. 땅값은 이보다 더 높은 비율로 상승한다. 해당 지역 땅값이 급등해 팔자를 고치게 된다.

팔자 고치는 땅이 많다면 어떻게 될까. 주변 지역 땅값이 들썩이면서 부동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를 수 있다.

땅값이 뛰면 분양가도 오를 수밖에 없다. 수많은 주거지역을 상업지로 풀어주면 이곳에는 주상복합아파트나 주거용 오피스텔 등이 들어설 게 뻔하다. 요즘 시장 분위기로 봐서 상가나 빌딩을 지어서는 채산을 맞추기 어려워 주거시설 위주로 개발을 할 것이라는 소리다.

서울시가 마련한 ‘2030 서울 생활권 계획’을 보자. 서울을 5개 권역 생활권과 116개 지역 생활권으로 나눠 육성 발전시키는 게 주요 사안이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강북권에 종 상향 혜택을 많이 줘 균형 발전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간단히 말하면 강남과 강북 간의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소리다. 기반시설을 비롯한 전반적인 생활여건이 뒤진 강북권을 강남 수준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거다.

뒤집어 생각하면 강북권 부동산 가격을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앞으로 관련 지역에 투자바람이 거셀 것이는 예상이다.

상업지역 추가 할당 면적이 가장 많은 곳은 광진구로 5만6000㎡다. 다음은 성북 5만4000㎡,동작 4만9000㎡, 관악 4만3000㎡, 금천 3만7000㎡, 노원·은평·서대문구 각각 3만6000㎡ 순이다. 강북·도봉·송파구도 3만㎡가 넘는다. 다른 구는 1만~2만㎡ 규모이고 종로·중·용산구는 추가 배정 물량이 없다.

대규모 신규 상업지역은 새로운 지역 중심권역으로 탈바꿈하게 될 여지가 다분하다.

어찌됐던 주거지가 상업지역으로 바뀌면 주변도 영향을 받게 된다. 신규 상업지역에 개발 붐이 일어나고 이는 일반 주거지역에 호재로 등장할 것이라는 말이다.

서울 곳곳에서 개발 열기가 뜨거워지면 부동산 시장도 부풀어 오를 수밖에 없다.

결국 서울시 도시 관리 정책은 정부가 애써 잡아 놓은 주택시장을 흔들어 놓을 공산이 크다.

서울시 방안이 현실화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종 상향 얘기가 나오기만 해도 땅값은 가파르게 오르게 된다.

주택시장 측면에서 볼 때 정부는 옥죄고 서울시는 푸는 형태가 벌어질 듯싶다.

집값을 잡겠다는 건지 아니면 부동산 시장을 살리겠다는 건지 헷갈린다.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식으로 강남·북 균형을 맞추려는 서울시 도시관리 방안은 좀 위험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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