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와 증시] 눈 흘기는 ‘트럼프’ 발톱 세운 ‘파월’… 움츠러든 ‘한국 증시’

입력 2018-03-1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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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통상압력 강화·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투자심리 위축… "이달 말부터 반등 기대”도

한국 증시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통상압력 강화 등 미국에서 벌어지는 이벤트들에 쉽게 요동치고 있다. 국내 기업의 실적 등 펀더멘털(기초체력)은 나쁘지 않지만, 그만큼 투자심리가 취약해져 있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미국 금리 상승’ 이슈는 국내 주식시장을 쥐락펴락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통상 금리가 올라가면 투자가 줄고, 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한국 증시 ‘덜덜’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해 12월, “2018년 기준금리 인상 횟수는 3회가 될 것”이라고 시사했다. 당장 이달 20일과 21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다. 최근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금융시장 브리프’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미국 연준이 이달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횟수가 연 4회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앞서 제롬 파월 의장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기준금리의 점진적 인상이 목표 달성에 최선이라는 자신감을 느낀다”라고 언급한 것은 이런 예상의 실마리가 됐다. 비둘기파(온건·통화완화 선호)로 분류되는 파월 의장이 매파(강경·통화긴축 선호)적으로 해석되는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 경기 성장세가 가시화되고 물가 상승 압박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도 이 같은 발언과 궤를 함께하고 있다.

물론, 파월 의장이 아직 시장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4회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예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기준금리 인상 횟수에 대한 정확한 전망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는 FOMC 회의 전까지는 경계심리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FOMC 회의 결과가 비둘기파적으로 나올 경우에는 충격이 덜할 것으로 예상지만, 반대로 매파적인 모습을 보일 경우 증시 충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최근 급부상한 악재 ‘미국 통상 압박’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1일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 일괄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을 보인 것도 우리 증시에는 악재 요인이다. 국내 경기와 가장 밀접한 수출 기업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통상 압박 악재가 다른 산업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관련 기업들의 이익전망치가 추가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 같은 보호무역 관련 이슈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는 부담”이라며 “특히 트럼프가 FTA(자유무역협정)에 대해서도 재개정 압력을 높이고 있는 만큼, 관련 기업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특히 포스코,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철강·자동차주에 대한 피해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개별종목 리스크는 주의하되 전반적으로 수출주 비중을 축소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KB증권 리서치센터는 ‘미 무역규제의 영향’ 보고서를 통해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은 이미 수출지역이 다변화돼 있어 수출주 비중을 적극적으로 축소할 필요는 없다”면서 “오히려 투자자 관점에서는 미 보호무역과 연관된 달러 약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국내 증시 조정기간 “3월이면 끝날까?” = 앞서 거론한 두 가지 요인은 국내 증시 조정이 이어지는 원인이 되고 있다. 3월 역시 주식시장은 당분간 움츠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2600선까지 터치한 코스피는 2월 한 달간 5% 이상 하락했다. 2월 첫 거래일만 해도 코스피지수는 2558.54로 장을 마감하며 2550선을 지켰지만, 마지막 날인 28일에는 2427.36으로 마무리하며 2400대를 겨우 지켜냈다. 3월 들어서는 5일 2300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다행인 점은 최근 며칠간 주가가 빠르게 내려가면서 고평가 부담이 일부 해소되면서, 추가 낙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는 것. 게다가 이달 8일부터 이틀 연속 코스피 지수가 상승세를 보이며 2450선까지 끌어올린 것도 희망적이다.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3월 말을 기점으로 조정 기간이 끝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은택 KB증권 리서치센터 주식전략 팀장은 “이달 중순까지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 강화, 미 FOMC 회의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의 우려로 리스크가 상승할 수 있는 만큼, 당분간 지수가 바닥을 칠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이달 말부터는 주가의 반등 가능성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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