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25년 만의 최악 인력난 일본…로봇으로 대응한다

입력 2018-03-1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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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이민개혁’ 촉구하지만 反이민 정서에 인력난 해법 AI로 돌려

▲일본 미야기 현의 한 어촌에서 노인들이 경매에 내놓을 조개를 선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일본은 저출산 고령화로 노동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으나 대안인 이민 개혁에 대한 반감이 크다. 블룸버그
인력난에 시달리는 일본에서 이민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이민자에 대한 거부감이 워낙 큰 탓에 이민 개혁보다는 로봇 대안을 주목하고 있다.

일본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로 25년 만에 최악의 인력난을 겪고 있다. 2일(현지시간)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올 1월 일본의 실업률은 2.4%로 1993년 4월 이후 24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효 구인배율(계절조정치)은 1.59배였다. 구직자 1인당 일자리가 1.59개라는 의미다. 이는 1974년 1월 이후 43년 11개월 만의 최고치다.

전문가들은 일손 부족을 타개하기 위한 대안으로 이민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고 CNBC가 최근 보도했다. 문제는 이민 개혁에 따른 부작용 우려 때문에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일본 템플대학교의 제프 킹스턴 아시아 담당 이사는 “일본 사회는 이민자들을 대폭 받아들이면 범죄가 증가하고 사회 문제가 커질 것이라는 점을 우려한다”고 했다.

이민 신청 건수 대비 인정 건수가 일본 사회의 폐쇄성을 방증한다. 일본 법무성 통계에 따르면 작년에 이민 신청을 한 외국인은 2만 건에 달했으나 단 20건만 인정됐다. 인정 건수는 2016년 28건에서 8건이나 줄었다. 이민을 받아들이지는 않아도 체류 자격을 부여하기도 하는데 이 건수도 전년의 절반인 45건으로 줄었다. 킹스턴 이사는 “1982년 이후 일본이 받아들인 이민 건수는 1000건 이하”라며 “이렇게 이민자를 적게 받으면 일본의 역동성이 저해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아베 신조 정부는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이민 개혁보다는 자동화에 주목한다. 인공지능(AI)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거나 여성, 노인 등 소외된 노동력의 이용을 장려한다. 이미 미즈호파이낸셜그룹, 미쓰비시UFG그룹, 미쓰이스미토모파이낸셜그룹 등 3대 금융그룹은 AI와 로봇을 도입해 인력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그 외에 생명보험사나 인터넷 부동산 중개업체 등 서비스 분야에서도 AI로 인력을 대체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인터넷 부동산 중개업체 이탄지는 상담 문의 중 60%를 AI가 맡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숙련 외국인 근로자를 대폭 받아들이겠다고 밝혔으나 체류 기간에 제한을 두었고, 가족 구성원을 동반하지 못하도록 했다. 나티시스 에셋매니지먼트재팬의 이와하라 고헤이 애널리스트는 “이민법의 견고한 장벽이 부드러워지긴 했지만, 장애물은 여전히 견고하다”며 “예컨대 취업 비자를 얻으려면 국가가 지정한 일본어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독일이 1970년대 전후 도입한 외국인 임시 취업 프로그램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당시 취업 비자로 들어온 임시직 다수는 이후 이민자로 정착했다. 아시아태평양재단의 스티븐 나기 연구원은 “일본 정치인들은 독일의 정책을 연구해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외국인 임시 취업 프로그램은 사회 통합에 기여했고, 사회 안정을 해치지 않았으며 반이민 정서도 최소화했다”고 평가했다. 또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 나타나는 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폭력, 반감이 독일에서는 덜하다”고 분석했다. 고헤이 애널리스트는 “자동화가 인구 감소로 촉발된 문제들을 완화할 수는 있지만, 이민이 더 근본적인 해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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