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 부부, 재판도중 끝내 극단적 선택…"법은 왜 가해자편인가?"

입력 2018-03-05 07:49수정 2018-03-05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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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피해로 법정 싸움을 이어오던 30대 부부가 가해자를 향해 “죽어서도 복수하겠다”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며 모두 숨졌다.

3일 오전 0시 28분께 전북 무주 한 캠핑장 카라반에서 A 씨 부부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 A 씨의 아내는 병원에 옮겼지만 숨졌고, 중태에 빠져있던 A 씨마저 다음 날 결국 세상을 떠났다.

당시 A 씨의 부부 옆에는 타다 남은 번개탄, 빈 소주병과 유서가 남겨져 있었다. 유서에는 가족 및 지인에게 미안하다는 내용과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들을 이해해 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특히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남편의 친구 B 씨를 향해 ‘친구의 아내를 탐하려고 모사를 꾸민 당신의 비열하고 추악함’, ‘죽어서도 끝까지 복수하겠다’ 등의 내용이 가득했다.

경찰에 따르면 충남 논산의 한 폭력조직 조직원인 B 씨는 지난해 A 씨가 해외 출장을 떠난 틈을 타 A 씨의 아내를 성폭행하는가 하면 지인들을 협박하고 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이 사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B 씨에 대한 폭행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A 씨의 아내를 성폭행한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A 씨의 아내를 성폭행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었다.

B 씨는 일부 무죄 판단으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며, A 씨 부부는 1심 판결해 불복해 항소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A 씨의 아내는 사건 이후 줄곧 정신과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것만 수차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B 씨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법원 판결에 불만을 품고 A 씨 부부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경찰은 성폭행 피해 부부가 극단적 선택을 하며 숨진데 대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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