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뺨치는 실리콘밸리 미친 집값...애플·페북 직원도 회사 근처서 못 산다

입력 2018-02-27 15:29수정 2018-02-2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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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위치한 애플 캠퍼스. AP뉴시스
미국 실리콘밸리의 주택난이 심각하다. ‘미친 집값’ 탓에 고액 연봉을 받는 대형 IT 기업 엔지니어들조차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26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 집값이 지나치게 비싸 고연봉으로 소문난 애플과 페이스북, 구글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회사 근처에 사는 것을 포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 주택매입 스타트업 오픈리스팅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레딧 등 실리콘밸리 주요 5개 IT 기업 직원들이 회사 20분 거리에 거주하려면 월급의 28% 이상을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재산세 등 주택 비용에 써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주택 비용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쿠퍼티노의 주택 중간가는 116만 달러(약 12억4000만 원)로 평균 18만8000달러를 버는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월평균 소득의 33%인 5211달러를 주택비용으로 써야 한다. 마운틴뷰 구글캠퍼스 근처에 거주하려는 엔지니어는 월 소득의 32%인 5619달러를 내야 한다. 멘로파크에 위치한 페이스북 종사자의 경우 월급의 29%인 5431달러를 내야 회사에서 20분 거리에 위치한 주택에 살 수 있다. 레딧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매월 수입의 32%를, 트위터 근로자는 30%를 써야 한다.

실리콘밸리 거주자들은 중산층에 대한 기준이 남다르다. 평균보다 많은 돈을 벌고 있지만 생활비와 주거비용이 워낙 많이 들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가 조성된 캘리포니아 팰로알토의 지역신문 팰로알토 위클리가 주민 250명 이상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연간 소득 1만~39만9999달러인 응답자 81명은 자신이 중산층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5만~40만 달러를 버는 응답자 75명은 중산층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17명은 3만5000달러~34만9999달러를 벌면서도 자신은 중산층 또는 노동계급이라 답했다. 연간 40만 달러 이상을 버는 4명 만이 자신들이 상위 계층이라 밝혔다. 89명은 답하지 않거나 다른 답을 내놓았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가계소득이 국가평균 가계소득의 66%에서 200% 사이인 사람을 중산층이라 정의했을 때 2016년 기준 미국 중산층은 약 3만9000~11만8000달러의 소득자로 정의된다. 팰로알토의 가계소득은 평균 13만7000달러로 다른 지역에서 이 정도를 벌면 부유층에 속한다. 이들은 자신들이 고소득자임을 인정하면서도 실리콘밸리에서는 주택을 구입할 여유가 없다고 말한다. 설문조사에서 자신을 중산층이라 답한 한 응답자는 “이 지역의 만성적인 주택난과 높은 생활비가 나 자신을 상류층이 아닌 중산층으로 분류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팰로알토의 주택 평균 판매 가격은 지난해 12월 사상 최고치인 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들은 주택 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서도 모기지 대출을 받기 쉽지 않아 이중고에 시달린다. 금융 기관들은 원금과 이자, 재산세 및 보험료를 포함한 월 주택비용이 세전 소득의 28%를 넘으면 안된다는 규정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저당을 초과하는 모기지 대출은 승인을 받을 수 없다. 주드 쉰홀츠 오픈리스팅 공동창업자는 보고서에서 언급한 ‘실리콘밸리 회사 20분 거리’에 사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면서 “구글이나 애플의 근로자가 직장 근처의 집을 얻기 위해 수입의 30% 이상을 써야 한다고 하면 현실적으로 많은 근로자가 모기지 승인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실리콘밸리 사람들이 회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집을 사거나 내 집 마련보다 장기 임대를 택한다. BI는 일부 세입자는 소득의 50%를 집세로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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