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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무역전쟁에 새우등 터지지 않겠다”…칼 빼든 文대통령
입력 2018-02-20 10:12
美 잇단 보호무역 조치에 강공모드 전환, 왜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로 수석 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불합리한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에 당당한 대응을 천명하며 강공모드로 전환해 무역 전쟁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 당시 청와대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가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중국과의 소통을 주장했던 때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미국이 한국산 세탁기에 이어 철강에 관세 폭탄 카드를 꺼낸 것에 WTO 제소로 맞대응하겠다는 속내는 결국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에 더는 우리나라가 희생양이 되지 않겠다는 문 대통령의 복심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19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근 환율 및 유가 불안에 더해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다”며 “특히 철강, 전자, 태양광, 세탁기 등 우리 수출 품목에 대한 미국의 수입규제 확대로 해당 산업의 국제 경쟁력에도 수출 전선의 이상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정부는 그러한 조치들이 수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며 “불합리한 보호무역 조치에 대해서는 WTO 제소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위반 여부 검토 등 당당하고 결연히 대응해 나가고, 한·미 FTA 개정협상을 통해서도 부당함을 적극 주장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같이 문 대통령이 미국에 강경모드로 전환한 것은 ‘무역에서 한국은 동맹국이 아니다’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정상회담을 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절대적 도움이 필요하지만 안보는 안보대로, 경제는 경제대로라는 투 트랙 전략으로 밀고 나가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중을 드러낸 것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생각은 안보의 논리와 통상의 논리는 다르다는 것이다”며 “북·미 대화가 굴러가는 논리와 통상문제가 굴러가는 논리는 달라 서로 다르게 궤도를 가져가겠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미국이 ‘동맹은 동맹, 통상은 통상’이라고 선을 그었으니 우리도 그렇게 나갈 것이다”라고 밝혀 미국의 무역 제재에 양보 없이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미국의 무역제재에 대해 WTO에 제소하더라도 실효성이 없다는 점이다. WTO에 제소해 승소하더라도 최소 2~3년이 걸리는 데다 미국이 판정 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면 마땅한 제재 방법이 없다. 결국 미국과 전면전을 벌이더라도 실익 없이 국내 기업만 피해를 볼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미국과 전면전을 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에 끼여 우리나라가 새우등 터지는 일을 사전에 막겠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보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백 브리핑을 통해 미국의 한국산 철강에 대해 관세 폭탄 조치를 내리면 WTO 제소 검토 의사를 내비치면서 “중국 철강이 한국을 통해 우회 수출된다는 인식을 미국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 차관보는 “중국산 최종 철강재 수출은 2.4%에 불과하므로 이런 부분들을 미국에 다시 한번 명확하게 전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 상무부가 공개한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는 가트(GATT) 21조를 근거로 하고 있다”며 “안보상의 이유라면 WTO 규정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판단되나, 미국의 접근이 자국 내 철강 산업 가동률을 80%까지 올리고 수입량을 1330만 톤 감축한다는 경제적인 측면도 있어 자가당착적인 문제가 있다. WTO 제소를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미국의 수입 규제 조치 가운데 12개 국가의 철강 제품에만 53%의 관세를 부과하는 안이 한국에 가장 불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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