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택시요금 인상' 찬성 "물가상승율 비해 현저히 낮아" VS 반대 "사납금 부담만 늘어 회사만 배불릴 것"

입력 2018-01-2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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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서울시가 최근 택시요금 인상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택시기사들은 요금 인상안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택시 요금 인상에 찬성하는 이들은 "물가상승율에 비해 택시 요금 인상율이 현저히 낮다"며 적정한 노동의 대가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서울 택시 요금 인상에 반대하는 이들은 "결국 사납금 부담만 늘어 택시회사만 배불리는 꼴이 될 것"이라며 상반되는 목소리를 냈다.

서울에서 개인택시를 운전한다는 이우진 씨는 29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내 물가상승율 기준으로 보면 1983년부터 30여 년 동안 버스 요금, 자장면 등 10배 이상 오를 때 택시 요금은 차별적으로 5배만 인상됐다"며 "일본과 영국 택시는 최저임금으로 2km를 주행하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8km나 주행하는 열악한 조건에 처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법인택시의 경우에는 12시간 근무 시 봉급을 포함한 월 수입이 평균 200만 원에서 250만 원 정도고 개인택시의 경우는 부제가 있어서 이틀에 3일치를 벌어야 되기 때문에 법인택시보다 근무 시간이 더 늘어난다"며 "개인택시는 개인적으로 차이가 많으니 뭐라고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회사택시와 비슷하게 버는 사람도 있고 나이가 있거나 체력이 변수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우진 씨는 "서울시만 7만 2000대의 택시가 운영되고 전국적으로는 30만 대 정도가 된다"며 "현재 시점에서는 택시를 3만 6000대 정도 감차하면서 단계적으로 물가인상율에 맞게 요금을 올려주면 승객이 줄더라도 충당이 될 수 있다"고 밝히며 택시 기본요금을 6000원까지 올리는 방안을 언급했다.

반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의 이삼형 정책위원장은 택시요금 인상안에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이삼형 위원장은 "택시요금을 인상하면 서민들에게 부담이 될 것이고, 막상 택시요금 인상은 법인택시 운수종사자에게는 아무 상관도 없다. 사납금만 몽땅 올라가는 일이 생겨 더 힘들어진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 서울시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서울 택시회사의 사납금은 주간의 경우 12만7000원, 야간은 15만 원이었다.

그는 "15만 원을 벌려면 용역 결과에서 한 시간당 법인 택시 노동자드리 1만5000원을 번다고 나와 있다. 그럼 최소한 9시간, 10시간을 일해야 겨우 사납금을 채우는데 이런 식으로 월 200만 원을 벌려면 최소 12시간 정도를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삼형 위원장은 "결국 택시요금을 인상하면 손님은 줄고 사업주만 배불리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택시 운송 경비도 연료비가 30% 정도 내리면서 지난해보다 대당 하루에 3만3000원이 절감됐다. 이런데 운송 수지 경영이 악화되서 요금을 올려 달라는 논리도 맞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사납금제의 불법성에 대해서도 지적하며 요금 인상보다 사납금제 폐지가 우선시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삼형 위원장은 "사실 사납금제가 불법이다. 법령에는 전액관리제라는 게 있어서 수입이 많고 적음을 떠나서 사납금이 아닌 전액 수입금을 갖다주고 고정 월급을 받는 형태의 법이 1997년 도입됐는데 이걸 시행을 안 한다"라며 "행정부가 이를 지도하고 감독하고 강력하게 시행해야 하는데 그걸 하지 않고 묵인한다. 그러다보니 택시 노동자끼리 승객을 서로 태우려고 경쟁하고 난폭운전하고 승차거부 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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