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수치로 확인된 '국산신약 업그레이드와 매출 상관관계'

입력 2018-01-2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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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국내개발신약 원외 처방실적 분석..제미글로ㆍ카나브ㆍ슈가논 등 복합제로 성장 견인 놀텍ㆍ펠루비, 적응증 확대로 처방 급증

국내 개발 신약 제품들이 내수 시장에서 영향력을 점차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단일제의 시장 한계를 복합제 개발이나 사용범위 확대를 통해 매출 상승 효과를 거두는 모습이다. 영업력이 아닌 R&D 역량을 활용해 자체개발 신약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국내 개발 신약 중 5종 작년 원외 처방실적 100억 이상 기록

23일 의약품 조사 업체 유비스트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개발 신약 중 보령제약의 ‘카나브’, LG화학의 ‘제미글로’, 일양약품의 ‘놀텍’, 종근당의 ‘듀비에’, 대원제약의 ‘펠루비’ 등 총 5개 제품이 지난해 100억원 이상의 원외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펠루비가 처음으로 처방실적 100억원을 넘어서면서 종전 4종에서 5종으로 늘었다.

원외 처방실적은 병원을 방문한 외래 환자들에게 처방되는 의약품의 매출을 말한다. 건강보험 적용 의약품 중 입원환자 처방 의약품과 일반의약품 실적을 제외한 실적이다.

보령제약의 고혈압치료제 ‘카나브’가 381억원어치 처방됐다. 전년대비 6.0% 감소했지만 여전히 국산신약 중 가장 많은 외래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2010년 국산신약 15호로 허가받은 카나브(성분명 피마사르탄)는 안지오텐신수용체 차단제(ARB) 계열 약물로 출시 첫해 연 매출 100억을 돌파한 이후 ‘스테디셀러’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주요 국내개발 신약 원외 처방실적 추이(단위: 백만원, %, 유비스트)

LG화학의 당뇨치료제 ‘제미글로’는 지난해 전년대비 7.6% 증가한 290억원의 원외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2012년 국산신약 19호로 허가받은 제미글로는 인슐린 분비 호르몬 분해효소(DPP-4)를 저해하는 작용기전으로 갖는 약이다. 제미글로와 동일한 DPP-4 억제제가 총 9개 등장한 치열한 경쟁구도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일양약품의 항궤양제 ‘놀텍’은 전년대비 25.1% 증가한 230억원의 처방실적으로 기록, 2009년 발매 이후 9년 만에 매출 200억원을 넘어섰다. 종근당의 당뇨치료제 ‘듀비에’는 지난해 171억원의 원외 처방실적으로 순항을 지속했다. 2013년 허가받은 듀비에는 치아졸리딘디온(TZD) 계열 약물로 인슐린 비의존성 당뇨치료제로 불리는 제2형 당뇨병을 치료하는 약물이다. 대원제약의 소염진통제 ‘펠루비’는 전년대비 58.6% 성장률로 135억원의 처방실적을 냈다.

◇제미글로ㆍ카나브ㆍ슈가논ㆍ두비에 등 복합제 추가 발매로 성장 견인

국산 신약 제품과 또 다른 성분을 결합한 복합제의 성적표를 살펴보면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LG화학 당뇨복합제 '제미메트'
제미글로의 경우 당뇨약 ‘메트포민’과 결합한 ‘제미메트’가 지난해 448억원의 처방실적을 올리며 제미글로와 제미메트가 총 738억원을 합작했다.

제미메트는 제미글로가 허가받은 이듬해인 2013년 시판승인을 받았고 제미글로와 함께 효과적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당초 제미글로는 발매 직후에는 월 매출이 1억~2억원 수준에 그치며 부진을 보이다 복합제 제미메트를 장착한 이후 2014년 처음으로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LG화학은 지난해 말 제미글로에 고혈압치료제 '로수바스타틴'을 결합한 '제미로우'를 발매, 더욱 적극적인 시장 공략을 천명했다.

제미글로와 제미메트의 성장세의 배경에는 대웅제약의 영업력 가세도 한 몫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LG화학은 다국적제약사 사노피와 공동으로 제미글로를 판매했지만 2016년부터 대웅제약과 손잡았다. 대웅제약은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동안 첫 DPP-4 억제제 ‘자누비아’를 판매해온 영업 노하우를 제미글로 판매에 접목하면서 시너지를 냈다.

보령제약의 카나브는 처방실적이 전년대비 감소했지만 복합제 제품들이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보령제약 '카나브패밀리'
현재 카나브를 기반으로 한 복합제는 ‘라코르’, ‘듀카브’, ‘투베로’ 등 3종이 판매 중이다. 보령제약은 지난 2013년 카나브와 이뇨제를 결합한 ‘라코르’를 선보였고, 2016년 카나브에 칼슘채널차단제(CCB) 계열 약물 ‘암로디핀’을 결합한 ‘듀카브(성분: 피마사르탄+암로디핀)’를 발매한데 이어 고지혈증치료제 성분 '로수바스타틴'과 카나브를 결합한 ‘투베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동화약품이 판매 중인 라코르는 지난해 60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했고 듀카브는 92억원어치 처방됐다. 투베로가 10억원에 못 미쳤지만 카나브와 복합제를 합친 ‘카나브패밀리’는 총 542억원의 처방실적을 냈다.

최근 고혈압치료제 처방 패턴이 단일제보다 복합제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어 카나브 단일제의 성장세는 한계를 노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카나브를 활용한 다양한 복합제를 내놓고 시장 영역을 확대하는 전략이 효과를 거둔 셈이다.

▲종근당 당뇨복합제 '듀비메트'
종근당의 듀비에도 메트포민을 추가한 ‘듀비메트’를 출시하면서 매출 상승폭을 높일 태세다. 2016년 등장한 듀비메트는 지난해 6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하며 듀비에와 함께 177억을 올렸다.

종근당은 듀비에를 활용한 새로운 조합의 복합제를 지속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현재 또 다른 당뇨약 ‘엠파글리플로진’(제품명 자디앙)과의 복합제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임상상시험에 돌입했고, 당뇨약 ‘시타글립틴’(제품명 자누비아)와의 복합제도 개발 중이다. 두 개의 당뇨약을 결합한 강력한 치료제를 내놓으면서 듀비에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동아에스티 당뇨복합제 '슈가메트'
동아에스티의 ‘슈가논’ 역시 단일제의 한계를 복합제가 보완해주고 있다. 2016년 3월 발매된 슈가논은 DPP-4 억제 계열 당뇨치료제로 동일 계열 약물 중 9번째로 국내 시장에 진입했다. 이미 유사 제품이 시장에 안착한 이후 후발주자로 진출한 탓에 시장 환경이 불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슈가논의 지난해 원외 처방실적은 36억원에 그쳤지만 슈가논과 메트포민을 섞은 복합제 ‘슈가메트’가 36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 슈가논과 슈가메트는 72억원을 합작했다. 발매 2년차 제품으로는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놀텍ㆍ펠루비, 적응증 확대로 처방 급증

일양약품의 놀텍과 대원제약의 펠루비는 적응증 확대를 통한 경쟁력 강화가 매출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일양약품 항궤양제 '놀텍'
당초 놀텍은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만 치료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지만 실적이 신통치 않았다.

2012년 임상시험을 거쳐 시장 규모가 큰 역류성식도염 치료 효능을 장착한 이후 매출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놀텍은 2013년 처음으로 매출 100억원을 넘어섰고 최근에는 ‘헬리코박터(H.pylori) 제균’ 적응증을 추가로 획득하면서 지난해에는 처방실적을 200억원대로 끌어올렸다.

▲대원제약 '펠루비서방정'
2007년 국산신약 12호로 허가받은 펠루비는 그동안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지만 2015년 복용 횟수를 1일 3회에서 2회로 줄인 '펠루비서방정'을 출시한 이후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골관절염, 류마티스관절염, 요통 등 기존 적응증에 ‘급성상기도염의 해열’ 적응증을 추가했다. 펠루비의 복용 편의성이 높아지고 사용범위가 확대되면서 발매 10년만에 처음으로 연간 처방실적 100억원을 돌파했다.

▲연도별 '펠루비' 원외 처방실적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유비스트)

크리스탈지노믹스가 개발하고 동아에스티가 판매 중인 진통제 ‘아셀렉스’의 지난해 처방실적은 5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7.8% 늘었다. 아셀렉스 발매 시점에 유사 약물 ‘쎄레브렉스’의 제네릭 제품이 무더기로 등장하면서 힘겨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아셀렉스가 쎄레브렉스에 비해 100분의 1용량으로 유사한 효과를 나타냈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아셀렉스를 활용한 복합제 개발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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