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후계 구도 2파전 윤곽…아벨과 자인, 버크셔 부회장 승진

입력 2018-01-11 08:29수정 2018-01-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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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후계자, 2파전으로 압축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오마하/AP연합뉴스

‘가치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87)의 후계 구도가 사실상 2명으로 압축됐다.

10일(현지시간) CNBC는 버핏 회장이 그레그 아벨(55) 버크셔 에너지 부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아지트 자인(60) 내셔널인뎀니티 수석 부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이사회에 합류시켰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사회가 12명인 구성원을 14명으로 늘리는 안건을 표결한 데 따른 것이다. 아벨은 비보험 부문의 부회장에, 자인은 보험 사업 부문의 부회장에 각각 취임한다. 버핏 회장의 후임으로 유력했던 둘이 동시에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후계 구도는 2파전으로 명확해졌다는 평가다. 이날 CNBC의 ‘스쿼크 박스’에 출연한 버핏 회장은 “이번 승진 작업은 나의 건강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건강 우려설에 선을 그었다.

앞서 버핏은 2014년 연례 주주서한에서 아벨과 자인이 후계자가 될 수 있음을 언급했다. 당시 버핏 회장은 “우리의 미래 CEO는 이사회 내부에서 나올 것”이라며 “우리 이사들은 상대적으로 젊어 오래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벨은 1992년 버크셔에 합류했다. 미국 월가는 이전부터 버크셔 에너지 부문의 CEO를 맡은 아벨이 버핏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크다고 점쳤다. 자인은 1986년 버크셔에 들어와 계열사인 내셔널인뎀니티 재보험의 수석 부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버크셔에 아벨보다 먼저 입사해 보험사업을 키우는 데 일조했다.

버핏 회장은 종종 자신이 자인을 높게 평가한다는 발언을 하면서 자인이 후임자가 될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얼마 전 아벨의 업적과 비교적 젊은 나이가 강점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작년 9월 JP모건의 사라 드윗 애널리스트는 투자노트에서 “아벨은 버핏 회장한테서 정기적으로 칭찬을 듣는 인물로 현재로서 승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했다. 드윗 애널리스트는 “자인 역시 많은 사람이 승계 후보자로 꼽고 있지만,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그를 배제할 만하다”고 말했다.

버핏과 찰리 멍거(94) 부회장은 현직에서 계속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멍거 부회장은 버핏 회장의 오랜 오른팔이다. 버핏은 “나는 회장으로서, 멍거는 부회장으로서 자리를 지키며 자본 배분 및 투자 활동 등 회사의 중요한 결정을 담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버핏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의 팬이 아니라며 그 가치 급등은 단명으로 끝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상화폐는 대체로 나쁜 결말에 이를 것이라고 거의 확신하고 있다”면서 “그것이 언제 일어날지, 어떻게 발생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만은 알고 있다. 모든 가상화폐에 대해 5년물 풋을 살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겠지만 10센트조차도 쇼트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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