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정유업계 관전포인트는?

입력 2017-12-2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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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호실적을 달성한 정유업계의 기록이 내년에도 이어갈지가 주목된다. 증권 및 관련 업계에선 이미 내년도 정유산업 시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하나 올해와 같이 국제유가를 변동시키는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어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조언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18년도 정유산업을 움직일 요인으로 △미국 셰일오일 △OPEC 감산 합의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기업공개(IPO) △지정학적 요인 △예기치 못한 공급 중단 등이 있다. 올해 국제유가 변동요인인 미국 셰일오일 증산, OPEC 감산합의,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 허리케인 하비 등에 이어 아람코 IPO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의 셰일오일은 내년 국제 유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꼽힌다. 원유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큰 변수로 자리잡은 셰일오일은 유가가 하락 시 감산을 하고 가격이 상승하면 증산을 하면서 유가의 등락을 제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미국은 2015년 12월 약 40년간 지속됐던 석유 수출 규제를 해제한 후 본격적으로 생산량을 늘릴 조짐을 보인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지난달 11월에 발표한 ‘단기 에너지 전망’에 따르면 내년 미국 원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추정치(920만 배럴)보다 70만 배럴 많은 약 990만 배럴로 예측된다.

OPEC의 감산 합의도 핵심 관전 포인트다. 지난달 말 OPEC 회원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비OPEC 회원국은 감산 합의를 내년 말로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65달러까지 오르면 OPEC과 러시아 등 산유국이 감산합의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에삼 알마르주크 쿠웨이트 석유장관도 원유 시장이 내년 6월까지 균형을 되찾을 경우 감산 합의가 이른 시점에서 끝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어 감산 합의가 연장됐음에도 불협화음은 꾸준히 들리고 있다.

26일 기준 국제 원유 가격은 배럴당 두바이유 62.61달러, 브렌트유 67.02달러, WTI유 59.97달러다.

하나 아람코의 IPO 상장을 통해 ‘비전 2030’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사우디는 유가 부양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비전 2030은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진행하는 대형 사회ㆍ경제개혁 프로젝트로, 왕세자가 지난해 4월 직접 공식 선포한 ‘탈석유’ 이후 국가 청사진이 담긴 중장기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이슬람 근본주의를 탈피하려는 빈살만 왕세자에게 재원 마련을 위한 IPO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사우디의 국제유가 부양이 국제원유를 사 오는 국내 정유사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아람코의 IPO가 실패하면 감산을 합의한 국가들의 마구잡이 증산이 이어져 유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국내 정유업계의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진퇴양난’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외에도 이란의 핵협의 파기, 이라크-쿠르드 자치정부 간의 마찰, 사우디 내란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허리케인 하비와 같은 예기지 못한 공급 중단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정학적 리스크, OPEC 감산합의, 아람코 IPO 등은 모두 국제유가의 상승요인이다. 셰일오일 증산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 WTI, 두바이, 브렌트, 셰일오일 구매량을 바꾸는 방식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들의 매입 거래 중 60%가 선물거래, 40%가 현물거래기 때문에 40% 내에서 유연한 변화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내년 정유업계 시황은 ‘맑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60~65불 사이에 오르내리는데 더 올라갈 것 같진 않다”면서 “올해 좋았던 배경 자체는 저유가에서 수요도 증가한 데다 마진까지 강세를 보이면서 견조한 시황 이어갔는데, 내년도에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정제마진에 대해서도 “업계의 80~90%는 견조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수요에 따라 움직이는 정제마진이 내년도 저유가 장세에서 크게 변동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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