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금호타이어 'P플랜' 검토...이번주 채권단 처리 방향 결정

입력 2017-12-1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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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6000억원 담보 쥐고 있는 산은 여유, 무담보 우리은행 입장 촉각

금호타이어가 자율협약 유지와 P플랜(단기 회생절차)의 기로에 놓인 가운데 채권기관이 보유한 담보가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KDB산업은행 등 담보를 충분히 보유한 기관이 P플랜 신청에 동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P플랜이 진행되면 법원의 자산(담보) 재평가를 통해 담보를 보유한 채권기관은 최우선순위로 원금을 보전받을 수 있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우리은행·국민은행·수출입은행·농협은행·하나은행·광주은행·신용보증기금 등 8개 채권기관은 이번주 금호타이어 관련 회의를 열 예정이다. 회의 일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19일이 될 전망이다. 회의를 주재하는 산은은 안건의 보안 유지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채권단은 P플랜을 적극 검토하는 분위기다. 삼일PwC의 금호타이어 실사 결과가 예상보다 좋지 않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중국사업 부문의 부실을 끊기 위해서는 법원의 강제력이 필요하다는 채권단의 시각이 적지 않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2010년 이후 이 회사에 신규 자금만 1조1000억 원을 지원했다. 채권단이 추가 자금 투입을 꺼리는 이유다. 이 때문에 P플랜이 아니고서는 채권단의 신규자금을 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채권단의 담보 상황도 금호타이어 처리 방향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금호타이어는 채권단에 국내외 자산 1조9260억 원을 담보로 제공했다. 이 중 산은이 확보한 담보 규모는 1조6800억 원이다. 국민은행 역시 1788억 원 규모의 토지 및 건물을 담보로 확보하고 있다.

다른 채권기관은 확보한 담보가 적거나 없지만 대부분 산은의 결정에 동의할 가능성이 크다. 수출입은행은 같은 국책은행인 데다 농협·하나·광주은행 등의 채권은 소규모다.

다만 우리은행은 변수다. 우리은행은 금호타이어 지분 14.15%와 6000억 원 규모의 여신을 보유하고 있다. 막대한 여신 규모와 달리 해당 은행이 보유한 채권은 모두 무담보다. 이 때문에 P플랜을 통해 기존 주식의 감자와 채권 재평가가 이뤄지면 우리은행은 큰 손실을 보게 된다. 우리은행은 금호타이어 지분과 관련, 1000억 원 규모의 평가손실을 올해 결산 때 반영할 예정이다. 여기에 출자전환이 이뤄져 충당금까지 쌓게 되면 우리은행은 한 해 농사를 망칠 수 있다. 지주사 전환을 고려하는 해당 기관에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은 P플랜보다는 산은 책임론을 부각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이라며 “채권단의 합의를 이루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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