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복덕방 변호사' 공승배, 항소심 벌금 500만 원… "무등록 중개 유죄"

입력 2017-12-13 15:08수정 2017-12-1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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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덕방 변호사'로 이름을 알린 공승배(46·사법연수원 28기) 트러스트 대표가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김대웅 부장판사)는 13일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공 대표에 대해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과 달리 '공 대표가 무등록 중개업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공 대표가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매매 임대차 거래 대상 부동산 정보가 올라와 거래가 진행된 점, 거래 당사자 간 접촉하지 않고 트러스트법률사무소 변호사를 통해 의사를 조율한 다음 계약서를 작성할 때 대면하는 점 등을 보면 중개행위를 함으로써 무등록 중개업을 영위했다"고 밝혔다.

공인중개사법에 따르면 중개사무소 개설등록을 하지 않은 사람은 중개업을 할 수 없고, '공인중개사무소', 부동산중개' 등의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

공 대표는 그동안 트러스트가 중개 수수료는 무료로 받아왔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자문료 명목으로 받은 수수료가 사실상 중개 대가라는 게 재판부 결론이다. 재판부는 "소속 변호사가 순수하게 자문만 한 것은 아니고 거래 당사자를 직접 접촉해 중개업무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다"며 "보수 전액이 자문대가라고 보기 어렵고 중개 대가로 보는게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법률전문가인 공 대표가 중개의뢰인들에게 별다른 피해를 끼치지 않았고, 오히려 저렴한 수수료로 소비자들에게 이익이 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공 대표는 선고 직후 대법원 상고 의사를 밝혔다. 공 대표는 "소비자들에게 부동산이 거의 전재산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번 판결은 부동산 서비스를 혁신하고 국민 선택권을 확보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염원을 저버린 판결"이라고 말했다.

반면 방청하러 온 공인중개사들은 선고 결과를 반겼다. 박재전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서울동부지사장은 "변호사가 만능이냐. 전문자격사를 존중하라"며 "공인중개사의 한 사람으로서 강력하게 주장하는 바다"라고 말했다. 이번 항소심 결과를 토대로 공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공 대표는 공인중개사 자격 없이 아파트를 중개하면서 매도인과 매수인으로부터 수수료 99만 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회사 홈페이지와 네이버 블로그 등에서 ‘트러스트 부동산’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혐의도 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은 공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배심원 7명 중 무죄 4명, 유죄 3명 의견이 반영된 결과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증거 부족을 이유로 이같이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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