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 인사이드] 두산 ‘밥캣’ 인수 이후 10년간 10여개 매각… 전자사업·분당센터도?

입력 2017-11-2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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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선 부인하지만 ‘전자’ 매물설 솔솔… 이자 부담에 ‘분당센터’ 매각도 불가피

두산그룹의 단추는 어디서부터 잘못 채운걸까. 위기가 또 다른 위기를 낳고 그 파장의 범위를 예단하기 어려운 것이 현재의 두산그룹 상황이다.

◇ 2007년 밥캣 인수로 시작된 위기는 진행형 = 두산그룹의 유동성 위기는 2009년 부터 본격화됐다. 원인은 2007년 밥캣(현 두산밥캣) 인수다. 두산은 미국 건설장비 기업인 밥캣을 49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5조 7600억 원)에 인수했다. 당시 두산의 국내외 금융권 차입금 비율은 80%에 달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건설 경기가 나빠지면서 밥캣 실적이 기대를 충족하는데 10여년이 걸렸다.

두산건설이 유동성 위기를 겪은 것도 두산그룹 전체 재무구조를 악화시켰다. 한 곳에서 돈이 부족하면 다른 곳에서 이를 채워야 한다. 2016~2017년 사례만 봐도 (주)두산은 두산건설의 분당토지, 두산큐벡스, 두산메카텍 등을 인수하며 계열사 지원으로 2700억 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여기에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회심의 카드로 꺼낸 면세점 사업은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두산은 2015년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됐으나 그 이후 제대로 된 실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당시 면세점 사업 추진은 두산이 중공업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있는 와중에 보여준 결정이기에 시장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 때문에 두산이 추가로 계열사나 사업부문의 매각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은 호전되고 있다. 반면 두산건설(3분기 말 부채비율 184.8%), 두산중공업(268.5%)의 재무 상황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전자사업 부문 등 매각 가능성 대두 = 시장에서는 (주)두산의 사업 중 하나인 전자부문이 매물로 나올 것으로 점치고 있다. 지난 수년간 두산 전자사업 부문을 인수하겠다는 시장 수요가 없지 않았다. 두산 측은 매각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시장의 요구가 커지는 만큼 그 의지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두산은 두산엔진 매각 역시 지난 1년여간 부인했지만 결국 크레디트스위스(CS)를 주관사로 선정하며 공개 매각에 나서고 있다.

두산건설이 성남시에 짓고 있는 두산분당센터 매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두산건설은 올해 복수의 자산운용사와 해당 부지의 매각 협상을 진행했다. 부지 매각 뒤 재임대 하는 세일 앤 리스백(sale and lease-back)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현재는 성남시가 의료시설에서 업무시설로 용도 변경을 해주자 곧바로 매각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 때문에 협상은 답보 상태다.

하지만 두산건설이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돈이 금융비용 보다 적은 것을 고려하면 매각을 추진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건설의 올해 3분기 기준 상각전영업이익 대비 총 금융비용은 0.8이다. 해당 수치가 1보다 작으면 벌어들이는 돈 보다 채권자에게 내는 이자비용이 많다는 뜻이다.

다만 두산엔진의 매각 성사 가능성이 높은 것은 긍정적이다. 이 회사는 선박에 들어가는 저속엔진을 만든다.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20%대다. 전방산업인 조선 경기가 살아나면 그만큼 회사의 실적은 좋아진다.

최근 현대삼호중공업의 상장 전 투자유치에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 PE가 투자를 한 것처럼 적지 않은 기관들이 조선 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두산엔진 인수를 검토하는 한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가 원유 운반선이나 LNG선에 경쟁력을 갖춘 것을 고려하면 두산엔진의 실적은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상 선주들은 선박을 발주할 때 조선사에 엔진 제작업체까지 지정해준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업체들은 두산엔진 제품을 사용한다.

두산이 최근 재무구조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체제 전환을 대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2016년 3월 취임했다. 그가 취임하기 전인 2015년 말 박상현 당시 두산인프라코어 부사장(CFO)은 (주)두산 CFO로 자리를 옮겼다. 박상현 부사장은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의 연세대 경영학과 동문이다. 그룹 경영진이 (주)두산에서 전체 그림을 그리는 그룹의 자산 매각에 관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정원 회장과 박지원 회장은 박용곤 명예회장의 아들로 둘은 형제지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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