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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무슨 일이…정치적 불확실성에 시달리는 파운드
입력 2017-11-15 08:05   수정 2017-11-15 10:20
브렉시트 협상 난항·메이 총리 퇴진 움직임에 파운드화 출렁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런던/EPA연합뉴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이후 ‘미친 말’이라는 별명을 얻은 파운드화가 다시 널뛰고 있다. 영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에 파운드화가 출렁이는 모양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브렉시트 6차 협상이 끝났으나 협상은 뚜렷한 성과 없이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협상이 교착 상태인 가운데 영국 정치권에서는 테리사 메이 총리를 향한 퇴진 움직임이 확대하고 있다. 메이 총리가 이끄는 내각에서 성추문이 터진 게 발단이었다. 여기에 밀실 외교 논란을 빚은 프리티 파텔 국제개발부 장관은 8일 사직서를 냈다. 브렉시트 협상을 둘러싼 당내 이견도 크다. 당내 보수 강경파로 꼽히는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과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은 12일 메이 총리에게 ‘하드 브렉시트’를 강요하는 서한을 보냈다. 하드 브렉시트는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 완전히 분리되는 것을 뜻한다. 같은 날 당내 의원 40명은 메이 총리의 불신임안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 당내에서 불신임안이 상정되려면 48명이 필요하다.

정치적 불확실성에 파운드 가격은 내려앉았다. 13일 파운드·달러 환율은 1.31달러를 기록했다. 14일 오후 5시 40분 기준으로 파운드·달러화 환율은 1.31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영국 정부에 대한 우려감이 파운드화 가격을 끌어내렸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ETX캐피털의 닐 윌슨 애널리스트는 “메이 총리가 당내 의원 40명으로부터 불신임안을 요구받자 투자자들은 파운드화의 전망을 신중히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13일 국제통화기금(IMF)이 브렉시트 협상이 제대로 타결되지 않으면 영국뿐 아니라 EU도 피해를 볼 것이라고 경고해 파운드화 가격은 소폭 만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IMF는 “영국이 제대로 협상을 하지 않고 EU를 떠난다면 EU와 영국 모두가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IMF의 요르드 데스크레신 부국장은 “세계무역기구(WTO)와의 관세 문제와 엄격한 국경 통제 등은 양측 모두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영국뿐 아니라 유로존 지역이 고통을 겪을 것이라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IMF는 영국 경제를 향해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IMF에 따르면 영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7%, 내년은 1.5%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EU 28개국의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가 2.4%, 내년 2.1%로 제시된 것과 대조적이다. 프랑스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주도하는 노동 시장 개혁이 효과를 발휘해 올해 1.8%, 내년에 1.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은 올해 2%, 내년에 1.8%의 GDP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IMF는 밝혔다.

영국 재계는 연일 브렉시트 협상을 명확히 하라고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럽 재계 수장 14명으로 구성된 로비단체인 비즈니스유럽은 브렉시트 ‘노 딜(No dea·깨진 협상)’을 우려하는 성명을 13일 발표했다. 이 단체의 에마 마르체갈리아 회장은 “지난 1년은 잃어버린 1년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9월 메이 총리의 피렌체 연설은 높이 평가하지만 이제 친절한 말은 뒤로하고 구체적이고 명확한 제안을 내놓을 때”라고 촉구했다.

메이 총리는 지난 9월 이탈리아 피렌체 연설에서 2년간의 탈퇴 이행 기간을 두는 방안을 제안했다. 비즈니스유럽 측은 “하드 브렉시트가 나타나면 높은 관세 장벽이 설정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자동차, 항공우주, 제약 등의 산업의 미래가 어두워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영국산업연맹(CBI)은 영국 기업의 60% 이상이 내년 3월까지 플랜B를 세워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르체갈리아 회장은 “이것은 매우 안 좋은 신호”라며 “기업들이 불확실성을 느끼면 그들은 사라져버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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