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가 직업으로] 금융전문가에서 클래식 전문가가 된 유형종

입력 2017-10-3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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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크바움 대표 유형종(브라보마이라이프DB)

음악 칼럼니스트이자 클래식 예술관련 강연자로 통하는 무지크바움의 유형종(劉亨鐘·56) 대표. 무지크바움(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에서는 요일마다 오페라, 클래식, 발레 감상 동호회 모임을 비롯해 음악 관련한 각종 강연이 이루어진다.

클래식 예술에 푹 빠져 사는 유 대표지만 10여 년 전만 해도 금융계에서 활약했던 금융 전문가였다. 1987년 첫 직장인 대우증권에 입사해 2006년 한국신용보증보험의 임원으로 20년 직장생활을 마무리할 때까지 그는 영락없는 금융인의 모습이었다.

“성악을 전공하고 싶었어요. 중학교 때부터 클래식 음악 듣는 것을 너무 좋아했고요. 그런데 어머니께서 저는 체력도 약하고 성공할 것 같지 않다더군요. 그래? 그럼 애호가로 사는 게 더 행복할 수 있겠다 생각했죠. 수를 좋아했기 때문에 경영학으로 마음을 돌렸습니다.”

금융업계에 몸담은 뒤 대리로 과장으로 승진하는 동안 음악회는 꿈도 못 꿨다. 대신 음반을 들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꽤나 멋진 사실은 클래식 칼럼니스트로서의 이중생활도 짜릿하게 즐겼단다. 대학교 때 활동했던 음악 감상 동아리 창립기념일 문집에 글을 기고했던 것이 계기였다.

“동아리 후배인 <월간 객석>의 기자가 저를 추천해서 1995년부터 정식으로 칼럼을 썼습니다. 글을 쓰기 위해서 6시 반에 출근을 했어요. 부서장님이 저더러 부지런하다고 칭찬하셨는데 오해였죠.”

유 대표는 2003년 자신의 은퇴시기를 정했다. 3년 뒤인 2006년이 적기라고 생각했다.

“다른 회사로 가느냐 아니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느냐 고민했습니다. 나의 즐거움을 희생하면서 돈을 벌고 싶지는 않더군요.”

2006년 9월 금융계에서 은퇴한 유 대표는 잡지에 연재했던 글을 묶어 단행본 <불멸의 목소리> 1권과 2권(시공사)을 출간했다. 20년 남짓 넥타이 삶을 청산한 유형종 대표는 음악과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칼럼을 쓰고 강의를 하면서 음악에 파묻혀 사는 중이다.

“오래 전부터 저는 직장생활 20년 하고 난 뒤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그러니 지금이 제1인생이죠.”

처음부터 시작은 음악이었고 지금도 그렇게 살아간다는 유형종 대표. 앞으로도 제1의 인생을 원 없이 살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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