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알렉사에 ‘인도 영어’ 가르쳐 13억 인구 노린다

입력 2017-10-31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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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비서 '알렉사'가 적용된 아마존의 AI스피커 '아마존 에코'. AP/뉴시스

아마존이 인공지능(AI) 비서 ‘알렉사’에 인도식 영어 ‘힝글리시’를 가르친다. 현지화를 위해서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아마존이 인도에서 출시하는 AI 비서 알렉사를 인도인으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언어학자와 언어과학자, 개발자와 엔지니어 등이 팀을 이뤄 알렉사를 현지화했다.

알렉사는 힌디어와 영어를 인도식 억양으로 구사한다. 힌디어와 영어는 다언어 국가인 인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언어다. 언어뿐만 아니라 인도의 문화도 담았다. 인도인 알렉사에게 독립기념일을 물어보면 미국의 독립기념일 7월 4일이 아니라 인도의 독립기념일 8월 15일이라 답한다. 힌두교 축제 디왈리를 축하하는 인사를 건네고 인도의 인기 스포츠 크리켓에 대한 농담도 던진다.

파라그 굽타 인도 아마존디바이스 제품관리 책임자는 “우리는 제품이 인도 사람처럼 말하고 느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알렉사는 인도를 방문한 미국인이 아니다. 인도인의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지 고객이 우리 제품을 사용하기 위해 자신의 행동양식을 바꾸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IT기업의 힝글리시 도입은 하나의 추세로 자리 잡고 있다. 많은 인도인이 미국식·영국식 영어를 이해할 수 있지만 자신과 비슷한 대상에게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거대 IT기업 애플과 알파벳도 13억 인도 시장을 타깃으로 인공지능 비서 ‘시리’와 ‘구글 어시스턴트’의 인도화에 나섰다. 알파벳은 힝글리시를 구사하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공개했다. 애플은 지난해 시리 개발을 위해 인도인 영어 구사자를 채용했다. 그리고 올해 아이폰8과 아이폰X(텐)에 탑재되는 시리부터 힝글리시를 지원한다.

인도 남부 방갈로르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가 라비 구루라즈는 “세계적 기업들은 인도의 인구를 깨달았을 것”이라며 “그들은 힝글리시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 인구는 유럽 대륙 전체와 맞먹는다. 그러나 유럽은 미국식 영어의 독점에 균열을 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구글과 KPMG의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언어 사용자는 2억3400만 명으로 인터넷상의 영어 사용자 1억7500만 명보다 많다. 향후 4년 안에 5억3400만 명으로 증가해 인터넷상에서 인도 언어 사용자가 영어 사용자를 추월할 전망이다.

구루라즈는 “인공지능 비서가 현지화되고 자연스럽게 대화한다면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 로봇이나 챗봇처럼 들린다면 번역에서 혼란을 겪어 작동하지 못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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