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골퍼]“골프장은 ‘현금 흐름’이 관건”...뉴질랜드 로열 웰링턴 골프클럽 피터 컷필드 회장

입력 2017-10-27 07:49수정 2017-10-30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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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영국왕실에서 작위받은 골프장...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 개최

▲피터 컷필드 로열 웰링턴 골프클럽 회장
“골프장 경영이요? 자금유동성이 가장 중요하죠. 바로 ‘캐시 플로(cash flow)’입니다.”

재무 전문가답게 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이 열리고 있는 로열 웰링턴 골프클럽 피터 컷필드(70) 회장은 골프장 운영에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라고 짧게 답했다. 골프장이 갖춰야 할 인적 자원이나 서비스 등 골프장 운영에 필요한 하드웨이 및 소프트웨어는 2차적인 문제라는 얘기다. 현실적으로 직원에게 급여를 주고 코스를 관리할 수 있는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로열 웰링턴 골프클럽은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 북섬 끝자락 시내에서 30분 거리의 후트강가에 자리 잡고 있다. 1895년 설립된 이 골프장은 처음에는 웰링턴 공항에 있었다가 100년 전쯤 이곳으로 옮겼다. 1912년부터 뉴질랜드 오픈 챔피언십을 7번이나 개최했고, 대회를 앞두고 13개의 코스를 새롭게 정비했다. 파72, 7219야드의 챔피언십 코스 18홀과 9홀을 갖추고 있다. 회원은 뉴질랜드 사람이 780명이고, 외국인이 250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영국왕실에서 골프장에 작위는 주고 있는데 첫 작위는 1833년 스코틀랜드였다. 이곳 로열 웰링턴 골프클럽은 2004년에 받았다.

이번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컷필드 회장은 2년전부터 준비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이 대회를 연 한국의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도 다녀왔다고 한다.

이 대회는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 영국왕실골프협회(R&A), 아시아-태평양 골프협회(APGC)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것으로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의 골프인재발굴과 골프발전을 위해 2009년 창설됐다.

컷필드 회장은 대회개최가 결정되고 2년간 철저히 준비했다. 많은 공을 들였다.

▲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이 열리고 있는 뉴질랜드 로열 웰링턴 골프클럽
“요구조건이 엄청 까다로웠죠. 주최측에서 최고의 대회를 위해 최상의 코스컨디션을 주문했습니다. 선수들이 플레이하는데 있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질 높은 경기장을 제공하라는 것이었죠.”

한마디로 ‘퍼펙트’한 골프코스를 만들어 놓으라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그는 세계 최고의 코스에 대해 정의를 내릴 수가 없어서 대회를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했다. 특히 이 골프장은 1천년 전에 강이었기 때문에 실제로는 못 느끼자만 골프장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주최측은 유리판처럼 빠른 그린스피드와 단단한 페어웨이를 요구했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오거스타내셔널 회장과 R&A 회장의 눈높이를 생각하면 금방 알 수 있다. 두 곳 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마스터스와 디 오픈을 개최하는 완벽한 코스를 세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회 직전에 문을 열고 보니 ‘최고’라는 극찬이 돌아왔다. 은근히 기대는 했지만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의 희열을 느꼈다고 한다. 아마도 대회 챔피언처럼 짜릿한 기분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는 대학에서 재무를 전공했다. 금융권에 발을 들여 놓았다. 20살 전까지는 럭비선수였다. 부상을 당해 골프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이곳 회원이다. 25년이나 됐다. 로얄 웰링턴 골프클럽은 주식회사가 아니다. 회원들끼리 모여 운영하는 곳이다. 프라이빗 멤버십 골프장인 셈이다. 이 때문에 그가 첫 마디에 내세운 ‘현금’이 중요했던 것이다. 적자가 나면 회원들이 메꿔야 한다. 회원 전체가 주인이다. 따라서 CEO 등은 따로 있고, 회장은 2년에 한 번씩 선출해 맡는다. 따라서 골프장은 회장, 부회장, 대표 개념으로 보고체계가 이루어져 운영된다.

이웃 아저씨같은 인상의 컷필드 회장은 ‘아시아 통’이다. 태국과 일본에서 각각 3년씩 살았다. 뼛속까지 정통 뉴질랜드 사람이지만 틀에 얽매이지 않는 ‘글로벌 맨’이다. 그는 한국을 자주 오간다. 그리고 한국을 방문하면 소주를 곁들인 김치찌개를 즐겨 먹는다고 한다. 회원이자 회장이면서도 대회가 열리는 코스를 매일 돌아보며 페어웨이와 그린을 살피는 그에게서 골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엿볼 수 있다. 웰링턴(뉴질랜드)=안성찬 골프대기자 (통역 및 정리 한국PR담당 강남훈 스포츠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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