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지밀’ 정식품 창업주 정재원 명예회장 별세...향년 100세

입력 2017-10-10 09:45수정 2017-10-1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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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두유 개발자로 대한민국 두유 산업을 이끌어온 정식품 창업주 정재원 명예회장<사진>이 9일 별세했다. 향년 100세.

1917년 황해도 은율에서 태어난 고 정 명예회장은 19세의 나이로 최연소 의사검정고시를 합격해 1937년 서울 명동 성모병원 소아과에서 의사 생활을 시작했다.

의사였던 고인은 영국과 미국에서 유학 생활 끝에 아기들의 사망 원인이 모유나 우유에 함유된 유당 성분을 정상적으로 소화시키지 못하는 ‘유당불내증’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마침내 1966년 유당이 없고 3대 영양소가 풍부한 콩을 이용해 만든 선천성 유당불내증 치료식 두유를 개발해 식물성 밀크 (Vegetable + Milk) 라는 뜻의 '베지밀(vegemil)'로 명명하고 1966년 제 1회 발명의 날 대법원장상을 수상했다.

그 후 '인류건강 문화에 이 몸 바치겠다'는 신념으로 콩 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고인은 1964년 아기들의 치유식 개발을 위해 콩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소아과의사 재직 당시 치료식으로 개발한 두유 ‘베지밀’은 국내 두유의 시초가 됐다.

1973년 정식품을 창업하고 현재까지 약 50년 이상을 콩 연구에 몰두하며 한국 두유 산업 성장에 큰 업적을 남겼다. 1984년 세계 최대의 규모와 시설을 갖춘 청주공장을 준공했으며, 1985년 중앙연구소를 설립해 제품 개발과 품질 개선에 힘썼다. 또한 경쟁기업들도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만든 두유를 공급할 수 있도록 OEM 전문회사 ‘자연과 사람들’을 설립했다. 고인은 평소 하루 3팩씩 식전에 마시는 베지밀을 자신의 건강 비결로 꼽을 정도로 두유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고인은 국제적으로도 그 공로를 인정받아 1999년 국제대두학회에서 공로상을 받았다.

평소 고인은 “누구든 공부에 대해 가슴앓이를 하지 않게 만들어 주고 싶다”는 일념으로 1984년 ‘혜춘장학회’를 설립해 지난 33년 간 약 2350명에게 21억 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 2000년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후에도 콩에 대한 열정과 후학 양성 의지가 강해 지난 2015년에는 자신이 건립을 후원한 경북 영주시 콩세계과학관의 개관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2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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