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한 완전 파괴” 언급…대내외 엇박자에 곤욕 겪는 文 대통령

입력 2017-09-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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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등 켜진 외교ㆍ안보라인…靑 확대해석 경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서 유엔 총회 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AP/뉴시스)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대내외적으로 엇박자 목소리가 나와 곤욕을 겪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 완전 파괴’라는 강경 발언과 내부적으로는 송영무 국방장관의 돌출 발언으로 일각에서는 외교·안보라인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미국은 엄청난 힘과 인내가 있다”며 “하지만 만약 미국과 미국의 동맹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준비돼 있고 의지와 능력도 있지만 이러한 것들이 필요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북한은 전 세계의 엄청난 인명을 죽게 할 수 있는 핵과 미사일을 무모하게 추구하고 있어 로켓맨(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그 자신과 자신의 정권에 자살을 하고 있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특히 그는 “내가 이 자리(미국 대통령)에 있는 한 나는 무엇보다도 미국의 이익을 방어할 것이다”며 “미국은 동맹들에 영원히 좋은 친구가 될 것이지만 미국이 아무것도 돌려받지 못하는 일방적 거래를 하거나 여기에 이용되지 않겠다”고 밝혀 미국 최우선 주의 정책을 재천명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나 정상 간 전화통화에서 합의되지 않은 발언들을 개인 트위트나 페이스북을 통해 밝혀 외교적 결례를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발언은 공식 외교 발언으로 ‘북한 파괴’를 언급하는 것은 한반도의 긴장 불안만 더 고조만 시키는 행동이어서 문제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북한문제에 엇박자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번 트럼프 발언에 대해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뉴욕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북한 관련 연설은 북한의 엄중한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최대한도의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으로 하여금 비핵화만이 미래를 위한 유일한 길이라는 점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양국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긴밀한 공조와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다”고 밝혀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국내에서도 청와대는 19일 송 장관이 전날 국회에서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에 대해 “개탄스럽다”거나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 시기를 “굉장히 늦추고 조절할 예정”이라고 밝힌 월권행위에 대해 ‘엄중 주의’ 조치를 내렸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외교·안보라인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외교·안보라인의 혼선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이번 경고는) 송 장관의 말은 정부의 직접적 입장이 되기 때문에 조금 신중해 줬으면 좋겠다는 의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북한파괴 발언이나 송 장관의 돌출 발언은 문 정부 외교·안보라인에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전문가들은 이미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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