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는 물가를 반영한다는데…따로 노는 금리와 물가 왜?

입력 2017-09-1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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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상승 요인 반영 근원인플레는 제자리..통화정책 정상화 기대감 감소에 견조한 수요

금리와 물가가 제각각 흐름이다. 물가가 오르면 금리는 오르고 물가가 떨어지면 금리는 내려가는게 보통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이례적 흐름이 아닐 수 없다.

전문가들은 최근 물가 오름세가 유가상승에 따른 기저효과 측면이 강한데다 한국은행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낮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수급적 측면에서도 채권에 대한 수요가 탄탄한 것이 이같은 현상을 빚게 했다고 봤다.

(한국은행, 통계청)
19일 한은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2.6% 올랐다. 이는 2012년 4월 2.6% 이후 5년4개월만에 최고치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7월 0.4%로 바닥을 친 후 오름세를 보이는 중이다.

반면 채권금리는 사실상 제자리다. 8월 현재 국고채 3년물 금리(수익률)는 연 1.78%로 2015년 7월(1.78%) 이후 2년1개월만 최고치를 보였다. 다만 예상 밖으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지난해 11월(1.61%)과 미 연준(Fed)이 금리를 인상한 작년 12월(1.69%) 이후 횡보국면이다.

김상훈 KB증권 수석연구원은 “국제유가가 지난해 1분기를 저점으로 오른 탓에 물가도 작년 하반기부터 올랐다. 결국 공급측 인플레이션 압력에 의해 물가가 오른 셈”이라며 “반면 수요측 물가압력인 근원인플레는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인플레는 8월 현재 1.4%에 그치고 있다. 이는 2014년 12월 1.4% 이후 2년8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인플레 역시 1.8%에 머물고 있는 중이다.

한은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낮은 것도 이같은 현상을 설명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최근 한은이 올 성장률 전망치를 두 번이나 상향조정하면서 금리인상 기대감을 높였지만 장단기 금리차가 추가로 확대되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실제 8월 현재 장단기 금리차(국고채 3년물 금리-한은 기준금리)는 0.53%포인트에 그치고 있다.

윤여삼 미래에셋대우 선임연구원은 “수요측 인플레 압력이 크지 않다보니 한은 금리인상 기대감이 낮다. 정부의 부동산 억제정책과 북핵 위협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도 통화정책 정상화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라며 “금리인상 가능성과 향후 인상 속도 등 통화정책 적극성에 대한 기대 수준이 현 장단기 금리차에 녹아들어있다”고 전했다.

단기적으로는 물가와 금리가 괴리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아울러 채권에 대한 수요가 많은 것도 채권금리를 끌어올리지 못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물가지수는 단기간의 가격흐름을 반영하는 반면 금리는 인플레의 트렌드를 반영한다. 단기간에 금리와 물가간 괴리가 발생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금리는 시장 수급과 중앙은행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받는다. 최근 장기물 쪽에 보험사 등 수요가 탄탄한 것도 금리가 안정적인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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