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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2.7조 감세” 법인세 전쟁 맞불놓는 野
입력 2017-09-13 10:34   수정 2017-09-13 10:44
한국당 “과표 200억 미만 중소·중견기업 대상” 당론 발의

초대기업증세 2.55조와 규모 비슷…민주 “서민 코스프레”

정부·여당과 제1야당이 법인세 조정 문제를 놓고 한판 세게 붙게 됐다. 과세표준 2000억 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상위 0.1% 기업에 최고세율을 매기겠다는 정부·여당에 맞서 자유한국당이 과표 200억 원 미만에 해당하는 99% 기업의 법인세를 깎아주겠다고 나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여야 간 ‘법인세 전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당 정책통이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위원장을 맡은 추경호 의원은 12일 과표 2억 원 이하 법인의 법인세율은 현행 10%에서 7%로 3%포인트 내리고, 과표 2억 원 초과 200억 원 이하 법인에 대한 세율은 현행 20%에서 18%로 2%포인트 인하하는 내용의 법인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법안은 정우택 원내대표, 김광림 정책위의장 등 같은 당 소속 의원 39명도 공동발의, 사실상 당론과 다름없다. 추 의원이 법안 발의를 앞두고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내용을 설명하자 원내지도부가 그 자리에서 공감을 나타내고는 공동발의에 서명했다고 한다.

추 의원은 법안 통과 시 전체 64만5000개 법인(2016년 신고 기준) 중 99.8%에 해당하는 64만4000개 법인이 세율 인하에 따른 직접적인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중소·중견기업의 법인세 부담이 연간 2조7000억 원가량 줄어들 것이란 계산이다. 추 의원은 그러면서 “중소·중견기업들이 법인세 인하 혜택을 받으면 활발한 투자에 나서 이에 따른 고용창출 효과도 발생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세수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안 통과로 예상되는 감세 규모인 연간 2조7000억 원은 정부·여당이 과표 2000억 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세율을 22%에서 25%로 올림으로써 기대하는 세수 확대 규모인 연간 2조5500억 원과 비슷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한국당은 정부·여당에서 과표 2000억 원 초과의 초대기업에 대한 증세를 밀어붙인다면, 증세로 더 걷은 세수를 200억 원 미만의 중소·중견기업에 감세로 돌려주자고 맞받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당 기재위 한 관계자는 13일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가 소득재분배를 중시하는데, 정부·여당이 129개 초대기업에서 법인세를 더 걷겠다고 하니 그걸 대다수 작은 법인들에 돌려주면 그것도 재분배 아닌가”라며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병합심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이러한 감세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기재위 한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기술탈취를 방조하고, 시장경제 공정성을 다 해쳐놓고는 ‘서민 코스프레’하는 건가. 정치적 의도에서 나온 법안이라 볼 수밖에 없다”며 “중소·중견기업은 법인세율 인하가 아니더라도 세제 지원이 가능하다”고 일축했다.

한편 한국당은 서민 감세를 명분으로 ‘감세안 릴레이’를 벌이는 중이다. 앞서 여당 시절인 박근혜 정부에서 올린 담뱃세를 2000원 인하하는 법안, 중형 이하 차량의 유류세를 현재 수준에서 50% 인하하는 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다만 한국당 관계자는 “준비 중인 소득세 인하 법안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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