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와 코리아 디스카운트

입력 2017-09-0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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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정 자본시장부 기자

최근 한화그룹 계열 IT서비스 업체인 한화S&C는 물적분할 후 보유지분 일부를 처분하기로 했다. 한화S&C는 대주주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주주 일가 보유지분 일부 처분 후 IPO(기업공개)를 통해 추가로 지분율을 줄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진그룹도 대주주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IT서비스 업체인 유니컨버스 지분 전량을 대한항공에 무상 증여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움직임에 기업들이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일감 몰아주기는 2013년 규제 법제화와 2015년 본격 시행 후에도 상당수 기업이 제재를 피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현대차그룹의 물류 계열사 현대글로비스와 광고 계열사 이노션이다. 2015년 2월 일감 몰아주기 규제 기준(개인대주주 지분합계 30%) 적용을 앞두고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부자는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을 통해 현대글로비스 지분 13.5%를 팔았다. 또 정 부회장은 이노션 지분도 8% 처분해 절묘하게 두 회사에 대한 총수일가 지분율을 29.9%로 맞추고 규제를 피했다.

현재 구멍이 숭숭 뚫린 규제망은 앞으로 더욱 촘촘해진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공정거래법 규제 범위 확대 개정안(개인대주주 지분 합계 30% 이상 → 20% 이상)이 이미 발의된 상태이다. 추가적으로 세법 개정을 통해 공정과세 기준 강화(개인대주주 지분 합계 30% 이상 → 20% 이상), 물류기업 내부거래 비중 50% 제한 등도 추진될 전망이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는 주식 시장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칼럼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이유로 ‘미흡한 지배구조’를 꼽았다. 오너 일가의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 일감 몰아주기 등 비도덕적인 지배구조가 주주 이익을 훼손하고 증시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분석이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로 기업의 이익을 편취하는 불공정 행위가 근절되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일조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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