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대리 이하 76% 여성인데 임원은 겨우 5%

입력 2017-09-04 11:00수정 2017-09-05 06:55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한국 유리천장 지수 4년째 꼴찌…‘IMF 유리천장 처음 깨기까지’ 라가르드 총재 6일 강연

우리 사회의 유리천장은 여전히 두텁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 지면서 여성경제활동참여율(51.8%, 2015년 통계청)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기업 내 여성임원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0.5%)의 10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유리천장 지수(영국 이코노미스트 2016)에서도 4년 연속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막는 성 차별적 제도와 관행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500대 기업 3곳 중 2곳 여성임원 ‘0’명=여성가족부가 7월 발표한 지난해 매출액 기준 국내 500대 기업 여성임원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임원 중 여성임원 수는 406명으로 전체 임원의 2.7%에 불과했다. 여성임원이 단 한 명도 없는 기업은 전체 조사대상 기업의 69.6%로 336곳에 달했다. 500대 기업 중 3분의 2는 여성임원이 없다는 의미다.

임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점차 상승하고 있으나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여성임원 비율은 △2014년 2.3%(353명) △2015년 2.4%(376명) △2016년 2.7%(406명)로 2년 동안 0.4%포인트 올랐다.

산업별로 보면 도 ·소매업이 4.9%로 가장 높고 금융 ·보험업 2.7%, 제조업 2.3%, 건설업 0.8% 순이었다. 취업자 중 여성 비율(53.7%, 2016년)이 가장 높은 금융·보험업의 경우 오히려 여성임원 비율이 3.0%에서 2.7%로 감소했다.

◇여성비율 높은 금융권, 여성임원 비율 감소세…15개사 여성임원 비율 5% 수준 = 실제로 금융권의 유리 천장은 좀처럼 깨지지 않고 있다. 2013년 첫 여성 행장인 권선주 전 IBK기업은행장이 등장하면서 금융업계에도 거센 ‘여풍(女風)’이 불었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잦아들면서 유리천장은 다시 견고해졌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금융감독원으로 제출받은 ‘주요 시중은행(특수은행 포함) 남녀 임직원 성비 및 승진 현황’ 자료를 보면 임원급(본부장) 이상의 고위직에 여성이 단 1명도 없는 곳이 40%에 달했다. 승진기간도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등 남녀 임직원간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15개 사의 여성 임직원 비율은 평균 46%에 달하지만, 여성임원(본부장급 이상) 비율은 평균 5%에 그쳤다. 여성 조직원 비율이 가장 높은 KEB하나은행(58%)의 경우에도 여성 임원(본부장)은 전체 67명 중 단 3명(4%)에 불과했다. 대리 이하 여성비율이 76%(6582명)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정책금융을 담당하는 정책금융기관과 지방은행도 여성임원을 찾기 힘든 실정이다.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경남은행, 대구은행, 전북은행, 제주은행 등은 여성임원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성평등한 근로환경을 조성하고자 잠정적으로 특정성을 우대하는 적극적 고용개선조치(AA) 적용 사업장(공공기관·500인 이상 민간기업)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실효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여성임원 의무할당제를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성임원의무할당제는 지난 2003년 노르웨이가 최초로 공기업과 상장기업의 여성임원 비율을 최소 40%로 의무화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프랑스와 스페인, 네덜란드, 독일 등도 할당제를 시행하면서 여성인재 육성과 성장에 힘쓰고 있다.

◇글로벌 우먼파워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한국 금융인 만난다=경제신문 이투데이는 미래경제를 이끌 주체로서 여성의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해왔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한민국 여성금융인 국제 콘퍼런스’를 마련했다. 이번 행사는 여성금융인네트워크와 공동주관으로 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개최되며, ’여성이 경제를 살린다-유리천장의 한계를 넘어서자!’를 주제로 삼았다. 기조연설은 프랑스 재무장관 출신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의 유리천장을 최초로 깬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맡았다. 라가르드 총재는 자신이 걸어온 삶과 함께 여성의 경제 참여 활성화의 중요성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또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의 특별강연도 준비했다. 또, 길정우 이투데이 총괄대표의 사회로 데이비드 린(David Lynne) 도이치은행 아시아글로벌마켓 공동 대표, 안나 마스(Anna Marrs) SC은행 아세안&남아시아 지역 CEO,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박정림 KB금융지주 부사장, 민희경 CJ 부사장 등이 참여하는 토론시간도 마련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