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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법개정안 증시 영향은] 잘 나가던 증시 ‘쓴 맛’?…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쓴 약’
입력 2017-08-22 11:00
시장 곳곳서 “발목 잡았다” 볼멘소리…증시 전문가들 “우려 지나치다” 일침

정부의 세법개정안이 잘 나가던 주식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것일까? 올 들어 고공행진을 보이던 코스피 지수가 이달 들어 뒷걸음을 친 가운데, 이달 초 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이 증시 조정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볼멘소리가 시장 곳곳에서 나온다. 법인세 인상, 주식 양도소득 과세 강화 등의 내용이 포함되면서 시장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것이다. 실제 세법개정안 발표 전후 코스피 지수는 2.93% 하락했다.

그러나 시장 일각의 걱정어린 시선과는 대조적으로 다수의 증시 전문가들은 세법개정안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법인세가 인상되더라도 기업이익을 크게 훼손할 수준이 아닌 데다 양도세율 인상에 따른 투매 우려도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 최근 증시 조정은 그간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한 데 따른 피로도 해소 과정으로서 세법개정안에 주식시장의 영향 크지 않다는 게 이들의 진단이다.

◇법인세수 증가 연 2.5조…시가총액 1.5~2.0% 불과 = 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 가운데 주식 시장에 영향을 미칠 만한 내용으로 △법인세 과표 2000억 원 초과 구간 세율 인상 △대주주의 주식 양도소득에 대한 과세 확대 △배당소득증대세제 폐지 결정 등이 지목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특히 관심을 가진 부분은 법인세 2000억 원 초과 구간을 따로 추려내 내년부터 세율을 22%에서 25%로 높이겠다는 내용이다. 기업의 세 부담이 늘면 올해 코스피의 최고가 행진을 이끌었던 기업 이익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는 만큼, 증시에도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실제로 수치를 따져 보면 기업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가 추정한 법인세 인상에 따른 세수 증가액은 연간 2조5500억 원으로 올해 예상 기업이익(약 155조 원)의 1.6%에 불과하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법인세 인상으로 인한 시가총액 감소는 1.5~2.0%로 추정된다”며 “이미 지수 반영은 일단락됐다”고 진단했다.

대주주에 대한 주식 양도차익 과세 강화 부분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던 사항이다. 우리나라는 주식 양도소득에는 세금을 물리지 않되 지분율과 보유액이 일정 수준을 넘는 경우에만 대주주로 간주해 양도소득을 부과하고 있다. 이번 세법개정안에서 바로 대주주의 기준과 부과세율을 강화한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고액자산가의 투자 위축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것 역시 충격이 미미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박형중 대신증권 팀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대부분은 주식 양도소득에 전면 과세를 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양도세는 여전히 대주주에 국한되어 있는 만큼, 주식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욱이 본격적인 제도 시행까지 4년이나 남았고, 현재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과세 강화에 해당되지 않아 과세 강화 대상이 되는 고액자산가의 투자심리 위축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양도세 때문에? 외국인 이탈 우려도 기우 = 아울러 양도차익 부담으로 인해 외국인이 대거 투매에 나설 거란 예상도 나왔다. 대주주 기준이 되는 지분율을 25%에서 5% 이상으로 크게 낮춘 만큼, 과세 대상이 된 외국인들이 많아져 자금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였다.

그러나 실제 세 부담이 늘어나는 외국인은 거의 없다. 한국은 이미 미국, 영국 등 91개국과 이중과세 방지를 위한 조세조약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외국인 중 과세 대상, 즉 조약을 맺지 않은 나라는 거의 없다. 세법개정안 때문에 국내에서 돈을 빼는 외국인투자자는 거의 없다는 얘기다.

아울러 고배당 주식의 배당금에 세제혜택을 주던 배당소득증대세제가 올해를 끝으로 일몰 종료되는 점을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 배당 확대 역시 증시 상승의 요인이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5년 일시적으로 배당이 늘었지만 2016년에는 배당 확대폭이 축소됐다. 올해 일몰은 예상된 것”이라며 “오히려 스튜어드십 코드 확대로 기업 배당 이슈가 다시 유입될 가능성이 여전하다”라고 말했다.

종합해 보면 세법개정안을 한국 주식시장의 부정적 이슈로 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게 다수의 의견이다. 외국계 증권사인 크레디리요네증권(CLSA)의 최명환 리서치본부장은 “세법개정안은 현 문재인 정부 개혁의 연장선상에서 해석돼야 한다”면서 “일부 정책은 기업에 부정적일 수 있겠지만, 기업지배구조 개편과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 등 더 큰 맥락이 여전히 강세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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