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싱어, 닭 쫓던 개 되나...‘제3의 경쟁자’ 셈프라, ‘온코’ 인수할 듯

입력 2017-08-2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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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사진=AP뉴시스

세계적인 투자 거물 워런 버핏과 폴 싱어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미국 텍사스 주 최대 송전사 온코 인수전이 제3자의 승리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셈프라에너지가 온코를 94억5000만 달러(약 10조7654억 원)에 인수하는 조건을 제시하고, 합의에 근접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온코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인수에 나서면서 관심을 모았다.

셈프라에너지는 이날 인수가격을 93억 달러에서 94억5000만 달러로 상향 조정, 90억 달러를 제안한 버크셔를 제치고 온코를 인수하게 됐다. WSJ은 다만 이번 결정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셈프라에너지와 버크셔도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온코는 약 1000만 명의 고객과 17만590km의 송전 설비를 보유한 전력 기업이다. 모회사인 에너지퓨처홀딩스가 2014년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매물로 나왔다.

앞서 버크셔는 90억 달러에 온코를 인수하기로 지난 7월 합의했다. 그러나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버크셔를 향해 “인수 가격이 너무 싸다”며 93억 달러를 제시하고 직접 인수전에 나섰고, 16일에는 온코 모회사인 에너지퓨처홀딩스의 특별 채권을 새로 인수하면서 버크셔의 인수에 제동이 걸렸다. 폴 싱어 엘리엇 회장은 온코의 가치가 185억 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엘리엇은 에너지퓨쳐홀딩스의 최대 주주다.

이후 18일에는 버크셔와 엘리엇의 대결에 제3의 경쟁자가 등장하면서 온코 인수를 둘러싼 대결이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텍사스 델러웨어 월밍턴 파산법원에서 진행된 에너지퓨처홀딩스 파산보호 심의에서 정체가 공개되지 않은 새로운 입찰자가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번 보도를 통해 ‘제3의 경쟁자’가 셈프라에너지였음이 확인됐다.

버핏이 온코 인수를 실패하면 두 번째 좌절을 맛보는 것이다. 버핏은 지난 2007년 에너지퓨처 회사채에 20억 달러를 투자했다가 10억 달러의 손실을 입고 매각했다. 버크셔가 온코 인수에 나서자 버핏이 ‘투자의 귀재’ 명성에 상처를 준 에너지퓨처 투자에 대해 일종의 설욕전에 나섰다는 업계의 평가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를 기반으로 하는 셈프라에너지는 미국 및 남미에서 전기와 가스 시설을 소유·운영하는 회사다. 올해 초에는 텍사스의 액화 천연가스 개발을 위해 한국가스공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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