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신약 도전' 삼성바이오, 다케다와 급성췌장염 택한 이유

입력 2017-08-2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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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개발 통해 리스크 최소화 전략..급성췌장염 '의료 미충족 수요'도 고려

"신약에 대한 검토는 꾸준히 하지만 단기간에 구체적으로 하겠다는 계획은 없다." "삼성바이오 신약에 대한 기대치가 있기 때문에 확실한 비즈니스모델 없이 무모하게 뛰어들 수는 없다."

삼성은 바이오시밀러와 바이오의약품 수탁생산(CMO)사업을 신사업으로 추진하면서도 신약 개발에는 늘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

신약 개발이 성공률 1% 미만의 도전적인 분야이기도 하지만 퍼스트무버(first mover)보다는 패스트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에 강점을 가진 삼성으로는 섣불리 도전하기 어려운 영역이었다. 신약 개발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바이오시밀러와 같이 빠른 속도와 실행력만으로는 성공할 수없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21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신약개발 선언은 의미있는 도전으로 평가된다. 지난 5년간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R&D)에서 쌓아온 역량과 성공의 경험을 가지고 바이오신약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문을 두드린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2012년 설립 후 설립후 바이오시밀러 분야에만 집중해왔으며 특유의 스피드와 실행력으로 7년 이상 소요되는 바이오시밀러 개발 프로세스를 4~5년으로 단축했다"면서 "그동안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들과 파트너십을 통한 신약사업 진출을 검토해왔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신약 개발을 선언하면서 과감한 도전보다는 안정적인 접근을 택했다. 아시아 최대 다국적 제약사로 신약개발 경험이 풍부한 다케다와 손잡은 것이다. 다케다는 지난해 매출순위 19위의 빅파마로 미국 바이오기업 밀레니엄 파마슈티컬, 스위스 나이코메드 등을 인수하는 등 글로벌 M&A 시장에서도 존재감이 있는 기업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다케다는 신물질 탐색, 임상, 허가, 상업화에 이르는 과정에 공동 협력한다. 이를 통해 삼성은 점진적인 신약사업을 전개하면서 사업 확장에 따른 리스크(Risk)를 최소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바이오시밀러 기반의 연구개발 역량을 신약개발 분야로 확장할 기회를 얻게 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신약 개발은 많은 리스크를 가지고 있어 당분간은 공동개발 형태를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향후에 다른 바이오 신약으로 협력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이 빅파마들이 개발 경쟁 중인 (면역)항암제,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가 아닌 급성 췌장염 치료제(TAK-671)를 선택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급성췌장염은 전세계적으로 알코올 소비증가와 진단기술 발달로 인해 발병빈도가 증가하고 있지만 치료제가 없는 의료 미충족 수요(medical unmet needs) 영역이다. 통증조절 수액요법 영양공급 등 보존적 치료가 기본으로 중증 췌장염으로 진행될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다케다가 소화기내과 분야 치료제에 강점을 가진 점을 고려해 우선 공동 개발하는 것"이라면서 "현재 전임상 단계로 양사가 협력해 시너지를 창출하기 적합한 시점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이번 계약에 대해 “지난 5년동안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R&D)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플랫폼 및 기술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면서 "다케다제약과의 공동 개발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연구개발 역량을 바이오 신약으로 확대할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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