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BO 쉽지 않은 박삼구, 금호타이어 인수자금 묘안 있을까

입력 2017-08-2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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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매수권 부활 가능성…3조4000억 국내외 채무 부담 크고 컨소시엄 구성 사실상 불가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중국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가격 인하를 요구하면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우선매수권 부활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자금 마련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재계는 금호산업 인수전과는 상황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 행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금호타이어 매각이 시작된 올해 초 차입매수(LBO)가 가장 먼저 언급된 바 있다. LBO는 박 회장의 특수목적법인(SPC)이 금호타이어 지분을 담보로 돈을 빌리고, SPC가 금호타이어와 합병한 후 내부 자금으로 대출을 갚는 방식이다.

박 회장이 SPC를 설립해 우선매수청구권을 넘기면 금호타이어 지분을 담보로 인수자금 대출을 받는다. 이후 SPC와 금호타이어와 합병하면 인수가 마무리된다. 다만 SPC의 인수자금 대출이 차입금으로 바뀌어 금호타이어의 부채 비율이 높아지게 된다.

인수·합병(M&A) 전문가는 “금호타이어의 국내 채무만 2조 원이 넘고, 해외 채무까지 고려하면 총 3조4000억 원에 달한다”며 “LBO 방식은 대우건설 인수 때처럼 그룹의 재무 부담을 키우는 위험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재무적 투자자(FI)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22일 주주협의회를 열고 박 회장이 계열사 재원 이용 등 조건 없는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할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컨소시엄 구성 역시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산업 인수전과 상황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박 회장 개인 자금도 부족하고, 계열사를 동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전략적 투자자(SI)로 끌어들이거나 자본시장에서 FI를 찾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IB 관계자는 “금호산업 인수전 당시는 금호터미널, 금호고속 등 현금력이 있는 계열사를 보고 자금 지원을 했지만 지금은 SI와 FI가 참여할 가능성이 낮다”며 “1억 원밖에 없는데, 30억 원 규모의 집을 사겠다고 주택담보대출을 알아보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매각 가격을 1500억 원 인하하고 상표권 사용료 2700억 원을 보전하면 실질적 매각가는 5300억 원”이라며 “채권단이 공문을 보내면 검토한 뒤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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