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마존은 피해 주는 기업” 뜬금포...왜?

입력 2017-08-1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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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아마존 세금 문제로 물고 늘어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아마존을 비판하는 트윗을 올렸다. 사진 제공 = 트위터 화면 캡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을 향해 탈세를 하고 있다며 시비를 걸었다. 트럼프의 뜬금없는 ‘아마존 공격’은 논리적이지 않다고 16일(현재시간) CNN머니가 지적했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아마존은 세금을 내는 소매업체들에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다”며 “미국 각 지역에 있는 업체들이 피해를 받고 있고, 일자리도 타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트윗은 CNBC가 전날 아마존이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로부터 탈세 혐의로 제소를 당했다고 보도한 직후 나왔다. 주 정부는 아마존이 지난해 1분기에 내야 할 세금과 체납 벌금을 합해 1250만 달러(약 142억 원)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아마존이 전통적인 소매업체에 타격을 준다는 것은 사실이다. 전자상거래 업체가 부상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에서 주로 수익을 내는 미국의 메이시스, JC페니 등은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그러나 아마존은 결과적으로 미국 경제를 갉아먹기보다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고 CNN머니는 분석했다. 미국 통계청에 따르면 아마존이 속한 전자상거래 소매 업체의 매출은 지난달에 전년 대비 11.5% 급증했다.

물론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서 오프라인 업체들이 타격을 입은 면이 있다. 그러나 지난달 미국의 전체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 즉 소비자들은 아마존에서뿐 아니라 여전히 오프라인에서도 쇼핑하고 있다는 의미다.

아마존은 기존 소매업체들을 긴장케 하는 데도 이바지했다. 대표적인 예가 월마트다.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확장세에 위기감을 느낀 월마트는 플립카트 등을 포함해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지분을 인수하고 있다. 아마존과 비슷한 사업모델을 추구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대형 할인매장 타겟도 16일 실적 개선 소식을 발표했다. 온라인 판매에서 성장세가 뒷받침된 결과라고 CNN머니는 전했다.

아마존은 자체적으로도 고용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아마존은 전 세계에서 38만2400명을 고용하고 있다. 이는 전년 26만8900명에서 42%가 증가한 규모다. 지난 6월 아마존이 홀푸즈마켓 인수를 공언한 만큼 인수가 마무리되면 전체 인력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주장한 아마존의 탈세는 그 규모로만 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아마존은 2014년에 1억7700만 달러, 2015년에 2억7300만 달러, 작년에는 4억1200만 달러의 소득세를 냈다. 트럼프는 2015년 12월에도 “아마존은 워싱턴포스트(WP)를 세금 피난처로 이용하고 있다”며 “제대로 세금을 내면 아마존은 종이봉투처럼 바스라져 버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또한 사실이 아니라고 CNN머니는 지적했다. 아마존은 작년에 2015년보다 대폭 늘어난 세금을 냈지만, 20억 달러가 넘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트럼프와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CEO)는 앙숙 관계로 유명하다. 작년 대통령 선거 때 트럼프는 “내가 당선되면 WP는 사라질 것”이라며 “아마존닷컴은 독점 금지 문제를 안고 있다”고 비난했다. 베조스 CEO도 “트럼프는 민주주의를 주변부터 파괴하고 있다”며 맞섰다.

한편, 이날 아마존은 트럼프의 갑작스러운 공격에 영향을 받아 주가가 하락했다. 뉴욕 증시 개장 전 거래에서 아마존의 주가는 1% 이상 빠졌고, 전일 대비 0.46% 하락한 978.1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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