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지배구조 매듭풀기]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 중추적 역할 한화S&C ‘일감 몰아주기 규제’ 발목

입력 2017-08-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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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지배구조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새 정부가 기업의 투명한 지배구조를 추구하고 있는 데다 경영권 승계 준비 작업을 마냥 미룰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자산총액 58조5390억 원의 민간 대기업집단 순위 8위 기업이다. 방산, 석유화학, 금융, 유통 등을 주력으로 하고 있으며, 계열사 수는 61개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한화 회장이 1981년 29세의 어린 나이에 경영권을 승계한 이후 동생인 김호연 빙그레 회장과는 1997년 계열 분리했다. 김승연 회장은 부인 서영민 씨와 슬하에 동관(35)·동원(32)·동선(28) 3형제를 뒀으며, 이들에게 경영권을 승계할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한화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S&C를 중심으로 지배구조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한화테크윈 물적분할… 지배구조 변화 = 한화그룹은 2014년 삼성그룹과의 방산·석유화학 부문 빅딜을 성사시켰다. 자산가치 13조 원에 달하는 삼성테크윈,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삼성탈레스를 한꺼번에 인수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은 크게 방산부문, 화학부문, 금융부문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한화그룹은 3년이 지난 올해 또다시 삼성테크윈의 물적분할을 통해 사업구조 재정비에 나섰다. 지난 4월 한화테크윈은 물적분할을 통해 방산사업본부, 에너지장비사업본부, 산업용장비부문 등을 자회사로 편입키로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이에 따라 기존 ㈜한화가 한화테크윈을 지배하고, 한화테크윈이 한화디펜스와 한화시스템의 지분을 각각 100% 지배하는 구조에서 물적 분할 이후에는 ㈜한화가 한화테크윈(항공엔진, 시큐리티)을 지배하고, 한화테크윈 아래 한화시스템, 한화지상방산, 한화파워시스템, 한화정밀기계가 있는 형식으로 변경됐다. 한화디펜스는 한화지상방산의 자회사가 됐다.

결국 이번 한화테크윈 물적 분할로 인해 한화그룹은 방산부문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게 됐다. 성격이 다른 사업 부문이 한 회사에서 시너지를 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으나 각 사업 부문별로 분할되면서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는 등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재계 안팎에선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시작으로 추가적인 사업 재정리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한화와 한화시스템, 또는 한화지상방산과 한화디펜스 등 연관성이 높은 사업을 영위하는 그룹사 간 합병 등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이란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한화, 사실상 지주사… 향후 시나리오는? = 한화그룹의 최대 현안 중 하나는 경영권 승계인 만큼 향후 지배구조 변화에는 경영권 승계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승연 회장이 세 아들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선 핵심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한화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는 3월 말 기준으로 한화케미칼 35.89%, 한화생명보험 18.15%, 한화테크윈 32.35%, 한화호텔앤드리조트 50.62%, 한화건설 93.75%, 한화큐셀코리아 20.44%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은 ㈜한화의 지분 22.65%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로, ㈜한화를 통해 그룹 전반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하지만 김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는 ㈜한화의 지분 4.44%를, 차남 김동원 상무와 삼남 김동선 팀장은 각각 1.67%만을 보유 중이어서,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려면 ㈜한화에 대한 지분율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경영권 승계라는 측면에서 보면 오너가 3형제의 ㈜한화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화그룹은 아직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한화를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편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재계 안팎에서 김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전량을 보유한 한화그룹의 시스템통합(SI) 업체인 한화S&C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화S&C가 기업가치를 높인 뒤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인 ㈜한화와의 합병을 통해 오너가 3형제의 그룹 지배력을 높인다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새 정부 들어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에 따라 한화S&C를 물적분할한 뒤 일부 지분을 외부에 매각하기로 결정하며 오너가 3형제의 지배력은 다소 약화됐다는 변수가 생겼지만, 한화S&C가 경영권 승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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