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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여성정치참여율 38%…여성할당제는 정치문화를 변화시킨다"
입력 2017-08-11 13:10
황창링 대만국립대 정치학과 교수, ‘젠더 비교정치포럼'서 강연

“여성할당제는 정치문화를 변화시킨다. 비공식적인 공간에서 만들어지는 의사결정도 줄어들어 투명하게 이뤄진다. 여성할당제는 경쟁력 있는 특출난 여성을 정치에 진입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

황창링 대만국립대학교 정치학과 교수가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젠더 비교정치포럼-대만의 경험에서 배운다 : 여성의원 17%에서 38%’에서 연사로 나서 강조한 말이다. 그는 이날 ‘대만 여성의원 38%, 어떻게 가능했나’라는 주제로 강단에 섰고, 대만 여성정치참여 비율과 제도, 여성할당제의 등장배경, 성과, 대만정치 문화 등을 소개했다.

황 교수는 “대만의 여성대표성이 한국과 수치적으로 차이나는 가장 큰 이유는 제도디자인에 있다. 사회, 문화, 경제적 차이 탓이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대만의 여성할당제에 대해 설명했다.

대만은 동북아시아 국가 중 여성의원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다. 여성입법의원 비율은 1970년대 이전부터 이미 10% 안팎을 유지해왔으며, 2004년 22.1%, 2016년 38%에 달했다. 이는 세계 평균(23.5%)보다 높고, 북유럽 국가 평균(41.7%)에 가까운 수치다. 반면 한국의 여성정치참여율은 17%(2016년) 수준이다.

황 교수는 대만의 이 같은 높은 여성정치참여율을 기록한데는 1990년부터 도입한 여성할당제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그는 “대만 역시 1950년에는 여성의 정치참여는 5~10%로 낮은 수준이었는데, 1990년대 중반부터 정당들이 자발적으로 후보공천에 여성할당제(25%)를 적용하면서 늘어났다”며 “1990년대 후반 정당에서 경쟁적으로 할당제를 시행하면서 법적인 개혁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대만은 1997년 4차 개헌을 통해 전국구 25%까지 여성할당을 확대했고, 2005년 7차 개헌에서는 정당 비례대표 후보 50%를 여성할당으로 규정해 의무화했다. 지방선거의 경우에는 지방제도 법에 따라 1999년 기존 10%에서 25%까지 여성할당을 확대했다. 2000년대 초부터는 각 정부 위원회에서 3분의 1 여성할당제를 적용했다.

황 교수는 “규제변화과정을 살펴보면 지방선거에서 특징이 나타난다. 중·대선거구를 적용하는데, 1개의 선거구에서 4개 의석에 모두 남성이 득표하게 되더라도 반드시 여성에게 1개(25%)의 의석을 내어줘야한다. 법적규제를 강화한 것”이라며 “정부위원회는 여성할당에 강제성을 띄진 않지만 성평등위원회 같은 기구를 만들어 독려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대만의 여성정치참여 확대 요인에 대해선 △오랜 지방자치의 전통 △지역 정치가문의 성장 △가족주의 문화 등을 꼽았다. 여성의 지방정치 참여경험, 500여개의 지역정치가문과 대만 특유의 가족주위 문화가 여성정치인 확대에 긍정적 역할을 했다는 게 황 교수의 설명이다. .

그는 “대만은 1950년부터 지방자치제를 실시했다. 대만 지방자치의 오랜전통은 지방정치를 활성화하고, 여성할당제와 함께 여성의 지방정치 참여를 독려했다”며 “많은 여성정치인들이 지방자치단체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치적 능력을 인정받아 중앙무대로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정치인의 대다수가 정치가문 출신이다. 가족주의 문화는 여성의 정치참여를 추동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전했다.

황 교수는 “대만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권위주의 시대를 커졌으나 여성에게 호의적인 중대선거구제의 차이를 만들어 낸 것이 가장 큰 변화를 만들어 냈다”며 “할당제를 통해 진입한 여성의원의 자질은 기존 남성의원과 비교시 유사한 수준이거나 더 낫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여성할당제는 투명한 정치문화 확산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은 남인순 국회 여성가족위원장과 국회 여성·아동·인권정책포럼, 일반공동연구팀(ReGINA), 일본 오차노미즈 여자대학 젠더연구소, (사)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의 공동주최로 열렸다. 황아란 부산대 공공정책학부,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 김욱 배제대 정치언론안보학과 교수,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ㆍ세ㆍ연 부대표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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