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횡령' 정우현 前 미스터피자 회장 첫 재판에서 혐의 부인

입력 2017-08-22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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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억 원대 횡령·배임을 저지르고 탈퇴한 가맹점주가 운영하는 가게 근처에 '보복출점'을 한 혐의로 기소된 정우현(69) 전 MP그룹 회장이 첫 공판에서 대부분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김선일 부장판사)는 22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전 회장 등 MP그룹 전·현직 임원 4명의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정 전 회장 측은 이날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정 전 회장의 변호인은 "이 사건은 '갑질 논란'에서 비롯됐다"라며 "언론 등의 이유로 진술을 못 한 부분이 있어 법정에서 밝혀지길 간곡히 바라고 있다"고 했다.

정 전 회장 측은 치즈 유통 단계에 동생이 운영하는 회사를 끼워 넣어 약 57억 원 상당을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에 대해서 "정 전 회장과 MP그룹 측에서는 동생 정모 씨를 부당 지원해 많은 이익을 줄 이유가 없다"고 했다. 동생 정 씨는 영업 기회를 받고 대가를 얻은 것일 뿐, 그룹 차원에서 지원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다.

친인척과 측근을 직원으로 허위 올리는 등의 방식으로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문제 될 소지는 있으나 법적으로 처벌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가맹점 로열티를 면제받고 가맹점 직원 급여를 본사에 떠넘기는 등 회사에 64억6000만 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에 대해서도 법리적으로 다투기로 했다. 변호인은 "정 전 회장뿐만 아니라 다른 가맹점들도 로열티를 면제해줬다"라며 "정식 절차로 된 건데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전 회장이 잘 알지 못하고, 관여한 바도 없다고 했다.

정 전 회장은 이날 재판에 참석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다.

2차 공판준비기일은 다음 달 12일에 열린다. 재판부는 이날 준비기일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미스터피자 창업주인 정 전 회장은 2005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가맹점에 공급하는 치즈 유통 단계에 동생이 운영하는 업체를 끼워넣는 등의 방식으로 회삿돈 91억7000여만 원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에 항의해 탈퇴한 가맹점주들이 운영하는 가게 주변에 직영점을 보복 출점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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