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 류샤오보 시신 화장 강행…추모 물결은 차단

입력 2017-07-1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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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보다 서둘러 화장해 논란

▲말기 암 판정을 받고 가석방 돼 치료를 받다 사망한 인권활동가 류샤오보를 추모하는 홍콩 시민. 사진 = AP연합뉴스

중국 반(反) 체제 인사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가 사망한 지 이틀 만에 화장됐다고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 외곽에 있는 대형 장례식장에서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를 비롯한 가족이 보는 가운데 이날 오전 고인을 보내는 의식이 치러졌다. 중국에선 사망 후 사흘 정도 장례식장에 시신을 두고 친지와 지인 등 주변 사람들이 조문하는 절차를 밟는다. 이를 고려하면 중국 당국이 서둘러 화장을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

WP는 중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신저 등에서 류샤오보와 관련한 내용을 중국 당국이 검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중국 관영매체에서도 관련 소식이 통제되고 있고, 포털 사이트에서도 류샤오보와 관련한 접근이 차단됐다.

류샤오보는 1989년 톈안먼사태 때 투옥된 것을 시작으로 줄곧 중국의 민주화와 정치 개혁을 요구해 왔다. 2008년 중국 민주화를 요구하는 ‘08 헌장’을 주도했다가 국가전복 선동죄로 11년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5월 말 말기 간암 판정을 받고 6월 초부터 당국의 감독 아래 치료를 받아왔다. 그는 국외에서 치료를 원했으나 중국은 그런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류샤오보가 사망하고 나서 세계 각지에서는 애도의 뜻을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성명을 내고 “류샤오보는 국민의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위해 싸운 용감한 전사였다”고 애도했다. 베리트 라이스 안데르센 노벨위원회 대표는 언론에 발표한 성명에서 “류샤오보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설로 옮겨지지 않았다는 것은 매우 가슴 아픈 일”이라며 “중국 정부는 그의 사망에 대해 무거운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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