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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기획_여성기관&단체를 찾아 (13)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여성 경제인구 1위… ‘제주다움’으로 ‘양성평등 나침반’ 될 것”
입력 2017-07-13 11:00   수정 2017-07-17 14:51
이은희 제주여성가족연구원장 인터뷰

제주서 태어나 여성가족부서 15년 근무

2015년 귀향, 4월부터 3년 임기 원장에

‘체감형 양성평등정책 개발’이 첫 미션

無가치로 치부됐던 여성의 삶과 문화

중앙정부와 지방간 정책 괴리 극복해

‘여성의 섬’다운 性평등 1등지역 목표

▲▲이은희 제주여성가족연구원장은 “제주 특성에 맞는 생활체감형 여성정책을 만들어내는 것이 임무”라며 ‘여성의 섬’으로서의 성(性)평등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원장은 15년간 여성가족부에 몸담고 여성정책과 권익, 가족 복지 관련 분야를 두루 거친 여성정책 전문가로 지난 3월 제2대 제주여가원장으로 취임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제주여성가족연구원)

“정부정책을 도입하고 수행하는데 있어 중앙과 지방 간의 갭(차이)이 큽니다.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제주여성의 삶을 들여다보고 일상생활 속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생활체감형 여성정책이 필요해요. 아이 키우기 좋고, 일ㆍ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지역실정에 맞는 맞춤형 정책을 만들어 내야하는 것이죠.”

이은희 제주여성가족연구원장은 정책수요자(=제주도민)의 욕구가 반영된 제주형 여성정책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최근 지역주민이 원하는 정책을 개발하고 집행하는 것이 지방자치의 추세이며, 합리적인 연구와 수요를 바탕으로 현지에 맞는 어젠더를 선정해야 체감도 높은 여성정책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이 원장의 생각이다.

이 원장은 15년간 여성가족부에 몸담고 있으면서 여성정책과 권익, 가족 복지 관련 분야를 두루 거친 여성정책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제주 출신으로 제주국제대를 졸업하고 제주대 행정학 석사와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정책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제주도청 지방행정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해 1999년 중앙부처로 전입, 여성특위 정책조정관실과 여성부 여성권익기획과장, 인권복지 과장을 거쳤고 일본노동정책연구소 초빙연구원을 지냈다. 이후 2013년 제2대 한국건강가정진흥원장을 역임하고, 제주도 보건복지여성국장 개방형 공모를 통해 임용되면서 2015년 고향으로 돌아왔다. 지난 3월 제주여성가족연구원장(이하 제주여가원)으로 취임해 3년간 업무를 수행하게 됐다.

제주도청에서 셋방살이 중인 제주여가원을 찾아 이 원장을 만났다. 그는 짧은 커트머리에 블랙컬러 의상으로 은은한 카리스마를 드러냈다. 따뜻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냈고, 때론 강력한 어조로 제주여성정책의 현주소와 문제점을 냉철하게 짚으면서 개선책 마련의 의지를 드러냈다.

△ 취임한 지 4개월이 됐다. 제주여가원 수장으로 임하는 각오는

“제2대 제주여가원장으로 취임하면서 비전과 목표를 새로 정했다. ‘변화를 이끌어 가는 여성가족정책 중추기관’을 비전으로 삼고, 여성의 섬이라는 상징성에 걸맞게 성(性)평등 지역으로 나갈 수 있도록 연구원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는 게 목표다. 제주여가원은 올해로 설립 4년차에 들어섰다. 아직 신생 단계다. 그동안 제주도 여성·가족에 대한 기초연구가 전무했는데, 연구원 설립 이후 연구토대를 차곡차곡 구축하고 있으며 앞으로 좋은 연구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 그간의 경험이 업무를 수행하는데 어떤 도움이 됐는가

“중앙 정책과 지방 행정업무를 하면서 정책의 프로세스와 내용을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문제를 너무 많이 알아서 탈이랄까?(웃음). 항상 문제의식을 갖고 해결책을 찾고자 고민한다. 특히 중앙과 지방의 괴리가 예상보다 크다. 지역에서는 중앙정부의 정책 흐름을 파악하지 못해 미시적으로 집행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국가정책과 정합성 측면에서 충돌이 일어나게 된다. 결국 중앙과 지방과의 접점을 찾아내고 도민이 원하는 정책을 구체적으로 파악해 일회성, 선심성이 아닌 합리적 정책 수립이 돼야한다. 그래서 정책대안과 과제, 어젠더 선정에 있어 연구원들의 역할이 중요한데, 연구방향을 설정하고 정책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렇다면 제주 여성정책의 현주소는

“제주는 전국에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가장 높은 곳이지만,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영역의 지표들은 제주 여성들이 차별적 위치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제주도 보건복지여성국장으로 임용 후 처음 주어진 미션이 지역차원의 체감형 양성평등정책 개발이었다. 당시 도지사께서 예산에 한계를 두지 말고 마음껏 정책을 수립하라고 힘을 실어줬고, 그 결과 ‘제주처럼 프로젝트’가 탄생했다. 2015~18년 4년간 계획이다. 제주 가족친화지원센터를 설치해 기업조직문화를 바꾸는데 기여했고, 6개월 만에 8개의 기업이 가족친화인증을 받았다. 개인 돌봄의 부담을 줄이고 육아에 대한 경험과 정보를 나누는 자발적 나눔 공동체인 ‘제주형 수눌음(제주 특유의 품앗이) 육아나눔터’를 마련했고, 올해 25개소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 원장이 생각하는 리더십과 경영철학은 무엇인가

“다양성과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가 됐다. ‘말은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지방 중의 지방, 변방이었던 제주가 지금은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핫 플레이스’로 변모하고 있다. 제주의 자연 환경과 전통문화, 제주 해녀 등 ‘제주다움’이 글로벌 시대에 더욱 각광받고 있듯이 기존에 보이지 않고 가치 없는 것으로 치부됐던 제주 여성들의 삶과 문화가 ‘제주다움’을 만들어가는 데 중요한 나침반이 되리라 생각한다. 우리 연구원의 핵심가치를 ‘성평등’, ‘돌봄과 상생’, ‘변화’, ‘다양성’으로 정했는데 조직원들과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이러한 가치를 반영한 연구원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임기 내에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시급한 현안으로는 연구원의 독립건물 확보다. 연구원은 인적 자원들이 연구를 잘할 수 있도록 연구환경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설이 갖추어져야 한다. 그러나 독립건물 없이 도청 청사에 셋방살이하고 있어서 연구수행에 많은 제약이 있다. 내년에 별도 건물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목표를 삼고 있다. 앞으로 제대로 된 환경에서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정책의 산실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또 여성기구나 여성정책 기관들의 위상을 강화하려면 끊임없는 이론적 연구를 통해 정책을 개선하고 의식을 바꿔나가야 한다. 이것이 책무이자 존재 이유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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