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마셜 밴 앨스타인 외 2인 ‘플랫폼 레볼루션

입력 2017-06-2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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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결-초지능 사회의 주인공

“결국은 플랫폼이다.” 여기저기서 모두가 4차 산업혁명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 3D 프린팅의 신기술을 구현해 내는 세계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연결하는 초연결과 초지능 사회일 것이다. 이런 초연결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무엇이 초연결을 가능하게 할까. 한 걸음 나아가 초지능을 누가 활용해서 수익을 올릴 것인가. 한 단어에 모든 것이 모아진다. 그것은 ‘플랫폼’이다. 마셜 밴 앨스타인과 2명의 공저자들이 집필한 ‘플랫폼 레볼루션’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중요한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현상인 플랫폼의 출현에 대한 꼼꼼하고 포괄적인 연구서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우버, 이베이가 거둔 성공의 토대였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플랫폼은 교육이나 에너지, 그리고 행정 분야에까지 광범위한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앞으로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저자들의 결론은 “디지털 연결성과 이를 가능케 한 플랫폼 모델이 세상을 영원히 바꿀 것이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은 저명한 경영 사상가인 상지트 폴 초더리의 전망과도 일치한다. “제4차 산업혁명의 주인공은 플랫폼을 구축하거나 활용한 자가 될 것이다.” 특히 산업화의 후속주자이지만 중국기업의 플랫폼 구축은 놀라울 정도다. 이는 중국시장과 중국어의 힘에 큰 빚을 지고 있는 현상이다. 아시아에 근거를 두고 최초의 대형 메시지 플랫폼으로 성장한 네이버의 라인은 위쳇에게 빠른 속도로 추월당하고 말았다. 위쳇의 성장은 단순히 메시지 플랫폼에 그치지 않았다. 위쳇은 단순한 앱이 아니라 하나의 생태계이다. 그곳에는 SNS는 물론이고 채팅, 동영상, 쇼핑, 지불 기능까지 포함되어 있다. 산업화 시대에 후발주자들이 선발주자를 따라잡는 데 수십 년이 걸렸음을 염두에 두면 경이로운 현상이라 할 수 있다. 한마디로 플랫폼이 등장한 이후에 비즈니스 판 자체가 달라지고 말았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시장은 이미 플랫폼에 장악당하고 있지만 앞으로 이런 현상은 더욱 더 심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모두 12개장으로 구성된 책은 플랫폼의 처음부터 끝까지 가능한 모든 토픽들을 다 다루고 있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지배할 플랫폼 비즈니스에 관한 최초의 개설서이자 스터디 케이스 북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앞으로 어떤 산업이 플랫폼 혁명의 희생양이 될까. 저자들은 정보 집약적 산업, 확장 가능하지 않은 게이트키퍼가 있는 산업, 고도로 분화된 산업, 극단적인 정보 비대칭으로 특징 지어진 산업을 든다. 여기서 정보 집약적 산업에는 은행과 의료 그리고 교육이 포함된다. 저자들의 전망에 의하면 정보의 중요성이 크면 클수록 해당 산업은 플랫폼에 의해 변화될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내다본다. 이런 점에서 일찍부터 미디어와 통신이 왜 플랫폼 기업에 의해 장악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수십 명의 직원을 가진 플랫폼 기업이 직원 수천 명을 거느린 대형 기업보다 콘텐츠와 소프트웨어를 더 쉽고 빠르게 만들거나 해체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우리는 플랫폼이 미치는 쓰나미 같은 파급 효과를 예측할 수 있다. 신문사, 호텔체인, 음반사 등이 힘들어 하는 것은 결국 플랫폼 기업의 약진에 의해 타격을 받은 경우이다. 빛과 그림자가 함께 공존하더라도 우리는 이미 플랫폼 기업의 등장을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다. 이런 점에서 플랫폼 기업의 현재와 미래를 심층 분석한 이 책은 미래 준비에 상당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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