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조건 호조세 ‘한풀 꺾였다’..반도체·디스플레이만으로는 역부족?

입력 2017-06-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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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물량 7개월만 최저·순상품교역조건 5개월째 마이너스..일반기계 수입 7년2개월만 최고

교역조건 호조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정보통신(IT)업종 호황에 수출이 좋다곤 하지만 나홀로 호황만으로는 전반적인 개선에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수출물량지수는 전년동월대비 1.5% 상승했다. 이는 작년 11월 이후 7개월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지만 상승폭은 같은기간 중 가장 낮았다.

품목별로는 전기 및 전자기기(-2.2%) 등이 감소한 반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용장비 등이 포함된 일반기계(17.3%)와 석탄 및 석유제품(13.1%) 등이 상승했다.

한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2010=100)한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가격(9.7%)에 비해 수입가격(10.9%)이 더 크게 올라 전년동월대비 1.1% 하락했다. 이는 올 1월(-0.8%)부터 5개월째 마이너스행진을 지속한 것이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도 전년동월대비 0.4% 상승에 그쳤다. 이는 지난달 3.5% 상승 이후 한달만에 상승폭이 꺾인 것이다. 수출물량지수가 올랐지만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하락한데 따른 영향이다.

반면 수입물량지수는 전년같은기간 보다 9.5% 상승하며 역시 7개월째 오름세를 지속했다. 상승폭도 전달(4.7%)보다 확대됐다.

(한국은행, 통계청)
이는 다만 일반기계 수입물량이 전년동월대비 62.5% 급증하며 7년2개월만에 최대치를 경신한데 따른 영향이 크다. 최근 삼성전자가 탕정에 설비투자를 확대하는 등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호조에 따라 관련 제조용장비 수입이 증가한 때문이다.

일반기계 수입은 통상 설비투자의 선행지표이며 경기지수와 궤를 같이 해왔다. 이에 따라 최근의 흐름은 긍정적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최근 경기지수 상승폭이 일반기계 수입 증가폭을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호황만으로는 경기를 견인하기에 힘이 부치는 분위기다.

권처윤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수출입 무역지수와 교역조건 호조세가 둔화되고 있다. 다만 아직은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입물량 급증은 일부 업체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용 제조용기계 설비투자가 주도하고 있다. 다만 경기지수와의 관계는 좀 더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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