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朴, K스포츠재단 협조 요구…SK는 현안 해결 언급"

입력 2017-06-22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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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DB)

최태원(57)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2월 독대 당시 박근혜(65) 전 대통령으로부터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대한 지속적인 협조를 부탁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최 회장은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61) 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지난해 2월 1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안가에서 박 전 대통령과 단독 면담한 내용을 상세히 진술했다. 단독 면담을 한 대기업 총수 중 박 전 대통령 재판 증인으로 나온 것은 처음이다.

진술에 따르면 독대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옆에 있던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SK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얼마를 출연했냐'고 물었다고 한다. 최 회장은 "안 전 수석으로부터 금액에 대한 답변을 들은 박 전 대통령이 'SK그룹이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해줘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두 재단에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진술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가이드러너' 사업을 직접 언급하며 '대기업에서 관심을 가져달라'는 말도 들었다고 한다.

최 회장은 대신 박 전 대통령에게 SK그룹의 현안 해결을 부탁했다. 최 회장은 안부를 묻는 박 전 대통령에게 '전 잘 지내고 있지만 저희 집이 편치는 않다. 동생이 아직 못 나와서 제가 조카들 볼 면목이 없다'며 당시 수감생활을 하던 최재원 부회장 사면을 넌지시 꺼냈다고 한다.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M&A)과 워커힐호텔 면세점 특허사업권 취득 관련 문제도 이야기를 나눴다. 진술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당시 "면세점 선정에 절차상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 중이다"라고 말했고, 최 회장은 "면세점 탈락 이후 직원들의 고용이 걱정이다"라고 했다. CJ헬로비전 M&A 관련해서는 "신속하게 결론 내주시는 게 모두에게 좋을 것 같다"고 부탁해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알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박 전 대통령이 면담 당시 최 회장에게 K스포츠재단에 89억 원 상당의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고 보고 있다. 당시 최 회장은 동생 최 부회장 사면과 워커힐호텔 면세점 특허 취득, SKT-CJ헬로비전 인수합병 찬성 등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금액 조정 과정에서 추가출연은 무산됐고, 결과적으로 CJ헬로비전 M&A 등도 모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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