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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또 하나의 그늘 ‘피가 모자란다’
입력 2017-06-19 10:50
젊은층 인구 줄어 학생·군인 등 10~20대 헌혈자 ↓…수혈자 73% 50대 이상 인구·환자 ↑

저출산의 여파로 국내 혈액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1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헌혈자 수는 236만6330명으로 전년 대비 7% 줄어 5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연도별 헌혈자 수는 2012년 272만2609명, 2013년 291만4483명, 2014년 305만3425명, 2015년 308만2918명으로 꾸준히 늘다가 2016년 크게 줄었다.

헌혈자 급감은 최근 수년간 100만 명 이상을 유지하던 10대(16~19세) 헌혈자가 지난해 92만 명까지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실제 2012년 전체 헌혈자의 38.5%에 달했던 10대 헌혈자는 2013년 36.3%로 감소한 데 이어 2014년 35.2%, 2015년 34%, 2016년 32.3%까지 떨어졌다.

이는 최근 5년간(2012∼16년) 10대 헌혈 가능 인구가 매년 평균 6만8000명씩 줄어든 데 따른 영향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헌혈 부족 사태는 앞으로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대한적십자사는 저출산 문제가 완화되지 않을 경우 10대 헌혈 가능 인구가 앞으로 5년간(2016~20년) 더 감소해 매년 평균 12만5000명씩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징후는 직업별 헌혈자 비율에서도 나타난다. 작년 헌혈자는 학생 141만2154명(49.3%), 군인 45만3542명(15.8%), 회사원 58만5408명(20.4%), 공무원 7만3802명(2.6%), 자영업 4만8760명(1.7%) 순이었다. 헌혈자 중에서 학생의 비중이 50%에 미달한 것은 2012년 통계 작성 후 처음이다.

저출산으로 헌혈자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10~20대 인구는 줄어드는데, 수혈자의 73%에 달하는 50대 이상 인구와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아직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현혈자가 가장 많은 10~20대 인구가 저출산 여파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중장년층의 헌혈이 증가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혈액수급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일주 다스람요양병원 원장은 “우리사회는 고령층이 늘어나고 청년층이 감소하는 고령화 사회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대부분 수혈받는 환자는 고령층인데 지금과 같이 청년층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헌혈 분포가 이어진다면 향후 혈액 보유량 부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부는 2004~09년 혈액안전관리 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한 이후 10여년 동안 아무런 대책도 없이 손을 놓고 있다. 헌혈을 관리하는 대한적십자사가 2015년 10월 중장기 혈액사업 발전계획 연구결과를 보건복지부에 보고했지만, 복지부는 보고만 받고 이에 상응하는 대응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지난 10여년 동안 수급에 문제가 없었다”며 “2018~22년 혈액사업 중장기 발전계획을 올해 9월께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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